매일신문

'이럴거면서 그 난리 쳤나'…공수처, 유효한 尹 피의자조서 없이 빈손 마무리

공수처 23일 사건 검찰로 넘겨, 대통령 체포·구속, 압수수색 과정서 비판 빗발
영장청구 법원 관할권 논란, 구속영장 청구 당일 간부 회식 등도 논란 일으켜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브리핑에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브리핑에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3일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기며 기소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을 체포 후 8일 만으로, 공수처가 피의자조서조차 받지 못한 채 논란만 무성하게 일으켰다는 비판이 인다.

윤 대통령을 직접 기소할 권한이 없는 공수처는 검찰에 사건을 보내야 한다. 공수처 측은 이날 윤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을 언급하면서 "검찰이 추가 수사를 하는 게 진상규명에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대면조사에 성공한 것은 체포 당일뿐이었다. 공수처는 지난 20일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변호인들이 막아서 불발됐고, 21·22일에는 구치소 현장조사까지 염두에 두고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매번 빈손으로 복귀했다.

한 차례 이뤄진 조사마저도 윤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 신문조서에 향후 수사에 활용할 만한 내용이 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서에 윤 대통령이 열람 및 날인도 거부해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도 없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만큼 '비협조'를 예견할 수 있었으나 공수처가 보여주기식 수사에 치중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적 시각이 팽배하다.

경찰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권한을 일임하려다가 경찰의 거부로 철회한 것을 비롯해 자체 역량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에서 무리하게 검·경에 사건 이첩을 요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기소 사건 재판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하면서 관할권과 관련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 구속 영장을 청구한 날에는 공수처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주류를 포함한 저녁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성토가 일기도 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넘기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맡는다. 윤 대통령 구속 기한 연장을 전제로 검찰은 내달 7일 이전에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