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군 공모선 엘도라도EX 자금난…이러다 타 지역에 뺏길 수도"

선사 측 "운항결손금 지원 약속 이행 촉구"…울릉군은 "협약 준수 안 해 안돼"

울릉도 울릉항(사동항)에서 포항으로 출항하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대저페리 제공
울릉도 울릉항(사동항)에서 포항으로 출항하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대저페리 제공

경북 울릉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출항한 울릉군 공모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3천158톤(t)급·이하 엘도라도EX) 선사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매일신문 22일 보도), 엘도라도EX를 다른 지역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3일 엘도라도EX 선사인 ㈜대저페리·울릉군 등에 따르면 최근 울릉과 비슷한 도서 지자체들이 대형 여객선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올해 최북단 백령도를 오가는 항로에 대형 여객선을 투입할 선사를 찾고 있으며, 지난해 대저페리를 방문해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엘도라도EX는 옹진군이 필요로 하는 여객선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측은 현재 자금난 해소를 위해 울릉군과 협의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옹진군을 포함한 국내외 항로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선사 측은 울릉군이 당초 여객선 공모에서 협약한 대로 운항결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군은 선사의 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엘도라도EX가 운영을 시작한 2023년 7월부터 현재까지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협약 효력 자체도 잠정 중단됐다.

울릉도 여객선 공모사업은 울릉군과 경북도가 대형 여객선 건조·운항 시 발생하는 운항결손금을 지원한다는 전제로 시행했다. 2019년 11월 3개 선사가 참여했으며 심사를 거쳐 대저건설(대저페리의 모회사)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2021년 6월 울릉군과 대저건설이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여객선 건조에 나섰다. 당시 실시협약에는 대저건설이 울릉군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면 20년간 대형 여객선을 운항할 시에 발생하는 운항결손금을 울릉군과 경북도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저건설은 ▷협약 후 2년 내 여객선 취항 ▷연간 250일 운항 ▷오전 울릉도 출항, 오후 포항 출항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된 운항결손금은 선사 측에 지급되지 않았다. 대저페리는 2023년 발생한 운항결손금을 울릉군에 신청했지만, 군은 공문을 통해 "협약서와 조례로 규정한 오전 울릉 출항, 오후 포항 출항과 연간 250일 운항이 충족될 경우 지급하겠다"며 "지급 시기는 경북도와 재정 지원 협의가 필요해 2024년 하반기 이후 예산 확보가 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선사 측은 "당시 도동항 보강 공사로 선박 출항지를 불가피하게 울릉(사동)항으로 옮겨야 했다"며 "이후 임시로 배정받은 울릉항 사정으로 주민과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의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군 측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약을 체결한 2019년보다 유가가 올랐다. 울릉도 노선에 대형 여객선 2척이 투입된 상황에서 '오전 울릉 출항'을 했을 경우 운항결손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사는 코로나 시기에도 울릉군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힘들게 선박을 건조하는 등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초기 발생한 결손금만큼이라도 보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남한권 울릉군수는 "직접 선사를 방문해 처한 상황을 파악했다. 엘도라도EX는 향후 울릉도 발전과 주민 이동권 확보에 있어 꼭 필요한 선박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 운영 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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