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TS RM 다녀간 전시라고?" 겨울방학, 대구 인근 미술관 나들이 가볼까

포항시립미술관, 프랑스 신체 미술의 대가 오를랑 개인전
경주 솔거미술관, 수묵화 거장 소산 박대성 '일체유심조'
부산현대미술관, 국내 역대 최대 규모 백남준 회고전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문화 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따뜻한 실내에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은 어떨까. 대구에도 좋은 전시들이 많이 열리고 있지만, 드라이브 삼아 지역 인근에 가보지 않았던 미술관을 일부러 찾아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구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미술관들의 전시를 소개해본다.

오를랑(ORLAN),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재활용 재료와 물건으로 만든 새로운 로봇, 2024, 디지털 포토 몽타주, 100x140cm.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오를랑(ORLAN),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재활용 재료와 물건으로 만든 새로운 로봇, 2024, 디지털 포토 몽타주, 100x140cm.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오를랑(ORLAN), 멸종 위기에 처한 스라소니와 재활용 재료와 물건으로 만든 새로운 로봇, 2024, 디지털 포토 몽타주, 100x160cm.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오를랑(ORLAN), 멸종 위기에 처한 스라소니와 재활용 재료와 물건으로 만든 새로운 로봇, 2024, 디지털 포토 몽타주, 100x160cm.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멸종 위기 동물과 로봇만 남은 미래?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순회전 '오를랑 하이브리드: 아티스틱 인텔리전스'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신체 미술의 대가인 프랑스 여성 거장 생트 오를랑(Saint Orlan, 1947~)의 개인전이다.

그는 유전적으로 자연이 준 신체를 저항하고 변형하는 작업을 통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신체 예술의 장르를 개척해 냈다. 자신의 얼굴과 몸을 예술의 매체로 삼아 변형하고 절개한 '성형수술 퍼포먼스 시리즈' 등 예술적 실험을 통해 저항하는 몸, 주체적인 신체성과 자아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를랑은 나아가, 기술 매체를 활용해 변형된 가상의 신체를 통해 사회적 목소리를 예술적 실천으로 강력하게 전달해오고 있다. 작가 자신이 예술을 표현하는 창구이자 플랫폼이 돼, 포스트 휴먼, 젠더, 기후 위기 등 여러 주제를 신체와 기술을 연결해 얘기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포스트 휴먼을 넘어 전지구적 미래의 기후 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인간의 신체 확장, 인간과 자연의 공생 등의 내용을 남은 신작을 공개한다.

설 당일인 29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다. 관람료는 무료. 054-270-4700.

박대성 화백의 기획전
박대성 화백의 기획전 '일체유심조'에 전시 중인 '부처마을' 작품. 경주 솔거미술관 제공

◆고요한 공간에서 느끼는 '여백의 미'

경주 솔거미술관에서는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전시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가 열리고 있다.

그는 먹으로 색을 짓고 엮는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나름대로의 자유로운 그리기 방식을 터득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에서는 새가 되어 세상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물고기가 되어 올려보기도 한다. 내가 아닌 다른 대상의 시점을 나에게 투영해 화폭에 그려냄으로써,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려는 시도다.

특히 그는 동양 수묵의 특징인 '여백의 미'를 독창적으로 표현해낸다. 채워진 공간보다 비워진 공간에 더 많은 사유와 의미가 가득하고, 결국 비움으로써 채움을 만들어내는 동양적 철학이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솔거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박 화백이 먹의 세계에서 화업을 이어오며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경지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그의 수묵이 지닌 특성과 양식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중무휴라 설 당일을 포함한 연휴 내내 개관한다. 경주엑스포공원 통합권(성인 기준 1만2천원) 구매 후 입장 가능하다. 054-740-3990.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국내 역대 최대 규모 백남준 회고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트 개척자인 백남준 회고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이 열리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한 이번 기획전은 총 160여 점의 작품과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가 총출동한,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최근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 BTS의 RM이 다녀간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전시는 백남준의 플럭서스 초기 활동부터 2006년 작고 전까지 그가 작업했던 모든 예술적 매체를 조명한다.

그간 국내에서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작업 초기의 희귀 자료와 작품을 비롯해 ▷모니터 108대를 사용한 '108번뇌'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에 크고 작은 모니터가 여럿 달린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 ▷4m가 넘는 거대한 로봇 '걸리버' 등 대형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200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전시했던 레이저 작품 '삼원소'도 선보인다.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설 연휴 기간, 지하 1층~지상 2층 전시실과 카페 등은 운영하며 모카이브 등 일부 공간은 휴실한다. 31일은 임시 휴관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busan.go.kr/moca)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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