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에 쓴소리 내는 비명계…"李 아니라 다양한 길 있다"

李, 30일 평산마을 찾아 文 전 대통령 예방…당내 통합 메시지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연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당내 계파 갈등이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김부겸 전 총리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 따끔한 경고"라며 "민주당이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강경 일변도로 한 것에 대한 국민적인 피로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 가능성이 나오는 것을 두고도 "자꾸 정쟁을 유발하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민생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며 "이제 한 손은 탄핵을 마무리하는 일을 하고, 다른 한 손은 국민 삶을 회복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최대한 연대하고,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을 때 후보로부터 받은 딱 한 가지 주문은 대선 캠페인 본부의 절반 이상을 친문 아닌 새로운 인사로 구성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주권자인 국민과 당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정권교체로 가는 길은 이재명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의 이런 목소리에 대해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이) 일극 체제라고 할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할지는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다"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비쳤다.

김경수 전 지사도 지난 23일 야권 싱크탱크인 '일곱번째나라 LAB' 창립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에)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니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은 위기감이 생겨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민주당이 개헌과 탄핵 이후 보여준 모습에 대해 국민들이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개혁 세력이 여론을 압도하지 못해 우리도 똑같은 일방주의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며 "어느 한 사람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먼저 극단주의와 배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번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당내에서 나오는 파열음을 수습하기 위해 통합 행보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쓴소리를 내고 있는 인사 대부분이 옛 친문(친 문재인)계인 만큼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돌파구를 찾으려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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