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010년 남긴 기행문이 비교적 최근 수정된 정황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기행문에는 원글 뒤에 여행 비용 대납 논란을 의식한 듯한 짤막한 해명 문장이 추가됐는데 2010년에 없던 정당명 '국민의힘'이 거론돼서다. 국민의힘은 2020년 새롭게 나온 정당명이다.
문 대행은 2010년 11월10일 자신의 블로그 '착한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와서'란 기행문을 남겼다. 그는 2006년 9월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법연구회 해명문 등을 포함한 글 총 1513편을 썼다.
"선거관리위원회 사람들 7명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왔다"로 시작하는 기행문엔 문 대행이 선관위 관계자들과 홋카이도를 두루 돌아본 경험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문 대행이 기행문을 쓴 2010년 11월 당시 그는 부산지법 부장판사였다. 광역시에 위치한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은 산하 구(區)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한다.
그런데 마지막 덧붙은 문장 때문에 최근 인터넷에선 문 대행의 글이 큰 화제가 됐다. 문 대행은 말미에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용은 각자 부담하였고, 연가를 이용하여 다녀왔다. 내가 위원장으로 있을 때 국회의원 선거 및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선출되었다"고 적었다.
글이 적힌 2010년 당시엔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이 2020년 당명을 변경하며 생긴 명칭이고 2010년 당시엔 한나라당이었다. 문 대행이 '무언가'를 의식해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변경된 뒤 블로그 글을 수정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 대행이 왜 자신의 글을 최근 수정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헌재 재판관들이 "윤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건 재판관들이 선관위원장 출신이기 때문"이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문 대행을 비롯 헌재 재판관 다수는 지역선관위원장 출신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누리꾼들은 "그는 왜 아무도 묻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은 비용 문제를 해명한걸까? 갑자기" "찔리니까 급하게 내용 수정했나 보네" "14년 전일 어떻게 기억하지? 일단 켕기는 게 있는가 보네 수정한 거 보니"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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