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X(옛 트위터) 계정 사라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청구 사건 선고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청구 사건 선고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X(옛 트위터) 계정이 25일 오후 갑자기 사라졌다.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부터 문 대행의 X 계정에는 '계정이 존재하지 않음'이 표기되기 시작했다. X는 본인 스스로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 혹은 X가 계정 자체를 없애면 이와 같이 표시된다. 이날 오후 7시20분까지만 해도 문 대행 X는 정상적으로 공개돼 있었다. 직전까지 문 대행 X는 5470명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활성화된 계정이었다.

문 대행의 X는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 대행 X를 팔로잉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 대표는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팔로잉을 끊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문 대행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친명(親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과도 가까운 사이"라며 "문 대행의 트위터를 이 대표가 팔로우하고 있었고 문 대행이 팔로우하는 다수의 계정이 '윤석열 구속'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 대행 X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문 대행은 2010년 5월16일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면 제가 참 보수적이거든요. 문제는 좌, 우를 나누는 잣대조차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고 썼다. 우리법연구회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의 사조직이다. 문 대행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2012년 9월21일엔 "때로는 최적의 결론을 내는 것 보다 결정의 시기가 중요하죠. 재판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라고 썼다. 이 글은 헌재가 다음달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와 관련해 위헌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자 더 큰 논란이 됐다. 헌재가 먼저 올라온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보다 마 후보자 사건부터 보겠다고 판단한 배경에 최적의 결론 보다 '결정의 시기'를 더 중시하는 문 대행 성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2010년 10월15일엔 "한국은 북한이 자신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더욱 많은 대북 원조를 제공해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동포애 때문이 아니라 한국 자신의 이익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 정책적 레버리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책적 지렛대는 무엇인가. 바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책 '중국의 내일을 묻다' 내용을 자신의 X에 올린 바 있다.

X뿐만 아니라 문 대행의 또 다른 소셜 미디어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문 대행의 2010년 기행문이 비교적 최근 수정된 정황이 나와서다.

문 대행은 2010년 11월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선거관리위원회 사람들 7명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왔다"로 시작하는 기행문을 썼다. 문 대행이 기행문을 쓴 2010년 11월 당시 그는 부산지법 부장판사였다. 광역시에 위치한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은 산하 구(區)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한다.

문 대행은 말미에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용은 각자 부담하였고, 연가를 이용하여 다녀왔다. 내가 위원장으로 있을 때 국회의원 선거 및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선출되었다"고 적었다.

글이 적힌 2010년 당시엔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이 2020년 당명을 변경하며 생긴 명칭이고 2010년 당시엔 한나라당이었다. 문 대행이 '무언가'를 의식해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변경된 뒤 블로그 글을 수정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 대행이 왜 자신의 글을 최근 수정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헌재 재판관들이 "윤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건 재판관들이 선관위원장 출신이기 때문"이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문 대행을 비롯 헌재 재판관 다수는 지역선관위원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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