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숏폼 드라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이 각종 규제를 무시하며 국내에서 영향력을 늘리자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한국에서도 적절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숏폼 드라마로 인기몰이 하는 중국...국내 이용자 수↑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숏폼 드라마는 중국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중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374억위안(약 7조4천1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68%나 늘어났다. 중국 내 연간 숏폼 드라마 온라인 방영등록 건수도 2022년 336건에서 2023년 584건으로 74% 증가했다.
중국 숏폼 드라마는 휴대폰으로 보기 편한 세로형 드라마 형태로 에피소드 1편당 분량이 1~2분 정도에 불과하다. 에피소드 1편에서 결혼과 이혼이 동시에 다뤄지는 등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높인다. 중국의 대표 숏포드라마 플랫폼 '릴숏'의 경우 미국 시장을 주무대로 2021년 11월부터 2년 동안 누적 순수익 2천200만달러(약 320억원)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중국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인기는 높아져가고 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주요 외국계 숏폼 드라마 OTT앱 5개(드라마박스·쇼트맥스·릴숏·모보릴스·시리얼플러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8월 기준 총 69만7천632명으로 같은 해 2월(13만910명)과 비교했을 때 5배 이상 늘어났다.
5개 앱 중 드라마박스의 MAU가 23만9천697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쇼트맥스(19만4천624명), 릴숏(14만5천39명), 시리얼플러스(6만2천14명), 모보릴스(5만6천25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난달에도 국내 안드로이드에서 60만4천140명이 이용하는 등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5개 앱 중 시리얼플러스(미국)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 플랫폼이다.
20대 이은수 씨는 "무심코 SNS을 보다가 중국 숏폼 드라마 1회를 보게 됐다. 내용이 너무 웃기고 어이가 없었지만 괜히 뒷얘기가 궁금해 앱을 다운받았다"며 "원래도 릴스나, 쇼츠 등 숏폼 콘텐츠를 자주 봤었는데 스토리가 가미되다 보니 중독성이 있었다. 앱 자체적으로 푸시알림을 계속 보내는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고 말했다.
◆중국 낮은 제작비 강점..."한국도 대책 필요해"
중국 숏폼 드라마 플랫폼은 국내 법인을 세우지 않은 채 각종 규제를 무시하며 확장세를 늘려가고 있다. 자국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한국어 자막만 입혀 그대로 유통하는 것이다. 모든 온라인 동영상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중국은 이마저도 회피하고 있다. 영상 심의는 1달이 넘는 경우도 있어 후발 주자로 나서는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의 속도전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국내 최초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 출시 후 같은 해 7월 '비글루', 9월 왓챠의 '숏차'가 차례로 출시됐다. 탑릴스는 게임배급사 네오리진의 자회사 폭스미디어가 운영하며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와 중국 숏폼 드라마를 제공한다. 국내 플랫폼 최초로 일본에 진출한 비글루는 최근 '배탈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으로부터 1천200억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 숏폼 플랫폼의 등장에도 당장 중국의 공세가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 중국이 낮은 제작 비용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공개된 숏폼 드라마 '우솽'의 총 제작비는 50만위안(약 9천400만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숏폼 드라마는 롱폼 형식의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배우 캐스팅 등이 쉽고 촬영기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등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숏폼 드라마 시장이 상품성을 내세워 이른바 '히트'하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외국인이 납득할 만한 한국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한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 시장 규모가 7조원이 넘은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동남아까지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도 숏폼에 맞는 대본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당장은 작품성보다 상품성을 우선으로 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광 대구콘텐츠코리아랩 콘텐츠진흥본부장은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국보다 싼 제작비를 들여 비슷한 퀄리티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숏폼 등 각종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이 점점 불리해지는 이유"라며 "지역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투자 유치 등 각종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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