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침투한 '차이나 머니'…향후 행방은? [차이나산업침공]

국내 주요 엔터사 중국 자본 투입돼있어
2017년 한한령 기점 국내 투자 줄어들어
자체 콘텐츠 생산 주력하는 중국, SNS로 확장세 넓혀

유인촌(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장과 한-중 문화·관광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인촌(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장과 한-중 문화·관광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유입된 '차이나 머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0여 년 전 특유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늘려간 중국은 최근 숏폼 드라마 등 자체 콘텐츠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은 지난 2014년쯤부터 본격화됐다. 텐센트와 웨이보가 YG엔터테인먼트에 약 1천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SM엔터테인먼트에 355억원(지분 4%)을 투자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 미디어는 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판타지오의 경우 중국 자본의 경영권 인수 후 내부 갈등이 발생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하려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차이나 머니 리스크'가 일기도 했다. 카카오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텐센트의 자회사인 막시모(MAXIMO PTE. LTD)로 약 5.9%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가 SM을 인수할 경우 중국 자본이 K팝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카카오는 이례적으로 주주 구성을 공개하며 국내 투자자 비중이 73.9%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유입된 차이나 머니는 한한령 이전과 이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한령 이전의 차이나머니는 국내 기업들에게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영향력을 늘려갔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필요한 중국과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한국 간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한한령을 기점으로 차이나 머니의 국내 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자국 내에서 한국 콘텐츠 방영 등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때 중국은 한국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국 내 콘텐츠 제작 환경을 성장시켰고,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산업 규모를 키워나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치 체계가 유지되는 한 한한령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자본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투자는 우회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숏폼 드라마 등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는 콘텐츠의 경우 한국 자본이 중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고 예측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에서도 숏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중국에서 한국 자본을 유치해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한한령 이후 자국 내 문화 산업을 키우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쟁력은 약한 상황이다. 다만 틱톡 등 SNS 경쟁력이 높은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