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한국 소비재 상품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소비재 수출액은 61억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결과다.
한국의 대중국 소비재 수출은 2021년 88억1천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2억9천만 달러, 2023년 66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줄어들었다. 이러한 감소는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소비재 수출이 3.1%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으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대중국 전체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불과해, 전 세계 대상 소비재 수출 비중인 14.8%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재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재 수출 부진 속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중간재에 더욱 의존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중 85.9%는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 중간재가 차지했다. 이와 같은 편중 현상은 소비재 수출 부진의 여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소비재 중 가장 큰 수출 품목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지 생산 및 한국 생산 차량 수출 모두 중국 내 경쟁에서 밀려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상실했다. 2016년 중국 내 판매량이 114만 대에 달했던 현대차는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 이후 하락세를 겪었으며, 지난해 판매량은 24만9천 대로 2016년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한때 20% 이상의 점유율로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했으나,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약진에 밀려 현재는 시장 내 존재감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과거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국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화장품 산업도 최근 급격한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국산 브랜드 선호가 늘어나며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감소한 결과다. 2021년 49억 달러를 기록했던 한국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2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와 같은 수치는 중국 내 한국 소비재 상품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음을 시사한다"라며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 트렌드와 경쟁 구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한국 소비재 산업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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