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구성원들에게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주식 성과급'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임직원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주가 상승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DB하이텍은 올해 처음으로 생산성 격려금(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도입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해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PI로 연봉의 약 15%를 책정하고, 이 중 최대 50%를 자사주로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이 자사주는 1년간 보유 시 구매가(3만3,700원)의 15%를 추가로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주 지급을 확대했다. 직원들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10~50%)를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으며, 1년 보유 시 매입 금액의 15%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연봉의 최대 1500%에 달하는 PS를 지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임원을 대상으로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새롭게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제도의 하나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통해 임원들에게 성과급의 50% 이상을 자사주로 선택하도록 했다. 상무는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자사주로 받도록 의무화했으며, 지급된 주식은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특히, 지급된 주식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하락률에 따라 지급 주식 수량도 줄어드는 조건을 추가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도입한 조치로, 임원들에게 보다 장기적인 책임 경영을 요구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일반 직원들에게도 주식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자사주 옵션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주식을 가진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선진국형 보상체제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하며, 이번 변화가 장기적인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자사주 선택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나 주가가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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