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딥시크 쇼크] 태양광·전기차 다음은 AI?…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디플레 공포 사로잡힌 중국, AI 개발에 매진
대규모 투자 없는 스타트업 가능성 제시
더 많은 AI 기업들 미국 빅테크에 도전장 전망

중국의 인공지능 서비스 앱 딥시크가 챗GPT를 제치고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인공지능 서비스 앱 딥시크가 챗GPT를 제치고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 seek) 세계 첨단기술 산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중국은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둔화된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AI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국과의 경쟁에서 AI패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태양광 설비와 드론, 전기차에 이어 AI시장을 넘보고 있는 중국의 행보에 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중국 인공지능 시장 투자규모 전망. IDC제공
중국 인공지능 시장 투자규모 전망. IDC제공

◆ 중국의 AI굴기

중국은 국가 주도의 AI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수립해 관련 계획을 시행 중이다. 오는 2030년 AI 최강국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앙정부의 정책에 지방정부 및 개별 기업도 적극적인 자세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중국의 AI 투자 규모는 2023년 147억5천만 달러에서 오는 2027년 381억 달러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우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 폭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은 지난해 8월 발간한 '중국은 AI 분야에서 얼마나 혁신적인가'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AI 분야 추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미 AI 연구 분야에서 중국은 양적으로는 미국을 앞섰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2023년 기준 AI 관련 논문 수를 볼 때 중국과학원과 칭화대가 스탠퍼드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세계 1·2위를 차지했다는 지적이다.

ITIF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AI 특허 출원 건수에 있어 중국(11만5천건)은 미국(2만7천건)을 압도했다고 강조했다. 도시 인프라는 물론 의료, 제조,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 AI 생태계 구축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칭화대와 중국 거대기술 기업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AI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의 투자를 유치한 유니콘 기업이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으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등 노력을 지속했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중국 자국 AI 산업 생태계 발전을 촉진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ITIF는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노력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딥시크는 시작에 불과?

딥시크의 출현은 빅테크의 '쩐의 전쟁'으로 치닫던 AI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비용 투자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 및 알고리즘 기술개발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딥 데슈판데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딥시크에 대해 "투자자들은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AI 발전을 방해하기보단 오히려 효율성을 우선하는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혁신을 유도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슈판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800억달러, 메타는 최근 60억달러에서 650억달러 사이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렇게 상당한 금액이 미국 AI 투자에 유입되는 와중에 딥시크가 매우 효율적이고 자원이 덜 드는 AI 모델을 성공적으로 보여주면서 AI 투자 사이클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일 수 있고 더 효율적인 미래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투자자에게 안겨줬다"고 했다.

캔터의 C.J.뮤즈 애널리스트 역시 "딥시크의 V3 거대언어모델(LLM) 출시 이후 컴퓨팅 수요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GPU 지출 정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우리는 이런 시각이 진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발표는 실제로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딥시크는 LLM 서비스 외에도 이미지 생성 AI '야누스'(Janus)를 선보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딥시크는 전날 자체 기술 보고서를 통해 "문장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능력 분야에서도 자신들의 Janus 최신버전이 오픈AI의 DALL-E와 영국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을 제쳤다"고 주장했다.

향후 중국 기업들의 새로운 AI 서비스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알리바바아와 텐센트가 투자한 AI 스타트업 문샷AI도 최근 생성형 AI 키미(KIMI) 1.5 버전을 내놓으며 딥시크보다 뛰어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궈취안중 중앙민족대 교수는 "중국 AI 회사들은 그간 오픈AI의 길을 따라가면서 신중한 접근을 취해왔으나키미 1.5를 시작으로 실리콘밸리 중심의 판도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며 "중국 LLM이 마련한 돌파구는 중국 AI 기술이 자주 혁신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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