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내놓은 AI 모델 '딥시크 R1'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 저비용으로 생산했지만 성능은 챗GPT에 필적하기 때문이다. 1957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해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과 비견된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딥시크 R1은 출시 일주일 만에 챗GPT를 제치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작은 스타트업이 세계 IT산업의 중심 실리콘밸리 빅테크에 필적하는 AI모델을 만들었다는 소식에 의구심이 증폭됐다. 하지만 실제 이용 결과 검색, 추론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AI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 투입된 비용이 빅테크의 '10분의 1' 미만이라는 점이 IT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들이 활용한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구형 그래픽처리장치(GPU) H800으로, AI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최신 칩을 사용해야 한다는 업계의 공식이 깨진 것이다.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추진 중인 미국 정부와 빅테크의 AI기술 로드맵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가 최대 피해자가 됐다. 딥시크가 저렴한 AI모델 개발에 성공하면서 엔비디아가 그동안 비싼 최신 AI칩을 앞세워 올렸던 막대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6.97% 폭락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고 두 계단 내려앉았다. 이날 시총 5천890억달러(846조6천875억원)가 증발했으며 이는 뉴욕 증시 역사상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하락 폭을 경신했다.
AI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고사양 반도체는 물론 저사양 제품으로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오픈AI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국내 정치계와 경제계도 딥시크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전세계 AI시장에 변화가 예상되지만 기술발전 촉진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교차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사태가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미국, 나스닥으로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 완화로 이어져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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