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발 경제 쇼크 오나…미 금리 요지부동에 한은 금리 인하 제동

연준, 올해 첫 FOMC서 기준금리 연 4.25~4.50%로 유지
트럼프 대통령 "유가가 떨어지면서 금리 즉시 인하 요구"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관세 활용해 동맹국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경제정책 변화에 국내 고금리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주춤하면서 한국은행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 결과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금리 동결 조치가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3일 FOMC 회의를 앞두고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면서 "유가가 떨어지면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도 연준이 금리를 묶은 건 미국 신정부 정책이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보편 관세, 이민 제한과 같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해 왔다.

인플레이션 추세가 나타나면 연준은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고,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도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 금리 간 격차가 벌어지면 원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할 여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외환시장 불안에 더해 미 관세 정책으로 인한 충격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29일 연방의회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관세를 활용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지명자는 "일본, 한국 같은 동맹과 합작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훌륭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같은 경우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면서 "동맹국들이 미국 내 제조업 생산성을 늘리도록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관세가 '외국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을 장려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동맹도 관세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동맹에 관세 부과 시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가장 높아야 한다"면서 "동맹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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