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중립성에 대해 거듭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 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헌재의 정치화 조짐이 지적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결론에 승복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취지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9일 논평을 통해 "문형배 헌법재판관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면서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안장된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는 글을 남긴 사례를 언급했다. 문 대행은 이 사안에 대해 '북한을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호 대변인은 "문장 전체를 읽어보면 매우 궁색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호 대변인은 아울러 "세월호 참사 때 온 국민을 선동한 '다이빙벨'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본 뒤에는 (문 대행이) '진실은 뭘까'라는 글을 올렸다"면서 "문 대행은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행은 특히 헌법재판관 재직 기간 헌재 업무시간대에 독후감 88편을 블로그에 작성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고 있다.
30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따르면 문 대행이 취임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468건의 글을 썼고, 이 중 88건이 헌재 업무시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독후감이었다. 그가 읽은 책 중에는 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임은정 검사의 '계속 가보겠습니다' 등 정치·사회 관련 독후감이 123편으로 가장 많았다.
여당 의원들도 일제히 문 대행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문 대행, 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손 떼고 즉각 회피함이 본인들의 최소한의 윤리적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정 재판관의 배우자는 국회 측 대리인 변호사와 같은 법인에 근무하고 있고, 이 재판관의 동생은 윤 대통령 퇴진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라며 "헌재가 이런 식이라면 누가 헌재의 결론에 승복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여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마은혁 후보자 대신 여야 합의 후보를 새로 임명해야 한다"며 "헌재가 '마은혁 셀프 임명'을 결정할 경우 문재인, 김명수, 이재명이 지명한 재판관이 총 6명이 된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심판에서 4대 4 동률로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진영논리'에 따른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재판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국회가 선출한 정계선 재판관은 이 위원장을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를 두고 헌법재판관들이 법리가 아닌 정무적 판단으로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도 판결 직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지나치게 정치적 진영논리로 결정되고 있다는 우려를 들게 한다"면서 "헌재 심판이 정치적 진영논리로 결정된다면, 헌법재판소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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