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 Seek)가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을 내놓으면서 미국 첨단산업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들의 희비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기존 기업들이 제시한 AI모델 로드맵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직전 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전기차 전환 선두 기업인 테슬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상반된 모습이다.

◆ 잘 나가던 MS, 딥시크에 제동 걸리나
지난해 4분기 기준 MS의 매출은 6천963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6천878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3.23달러로 시장 전망치 3.11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이번 한 주 동안 MS 주가는 6.5% 급락하며 시가총액도 3조860억달러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5% 안팎의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AI 시대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주가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가 포함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9% 증가한 255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조사한 애널리스트 평균치(258억3천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MS는 애저 관련 매출이 3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전 분기 성장률 33%에 비해 낮은 수치로, CNBC와 스트리트어카운트가 각각 설문조사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31.9%와 31.1%를 각각 밑도는 수준이다. 애저 성장률 가운데 13%포인트(p)는AI와 연관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2%p)에 비해 소폭 늘었다.
딥시크의 출현도 불안 요소다. 그동안 MS가 주도하던 AI 산업 생태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MS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가격 대비 10배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이 등장하는 등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며 "AI의 효율성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기술 전반에서 혁신을 이루고 있으며, 고객들이 AI를 통해 투자 대비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현재 AI 사업 매출 예상치는 1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고 말했다.

◆ 메타·테슬라 미국 AI 자존심으로 급부상
메타는 작년 4분기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18% 이상 높게 나타나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은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으나, 급증한 순이익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의 작년 4분 기준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483억9천만 달러(69조9천235억원)와 8.02달러(1만1천588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매출 470억4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 6.77달러를 각각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주당 순이익은 예상보다 18.4% 더 많았다. 매출은 1년 전 대비 21% 늘었고, 총이익은 208억3천만 달러로 48.6% 급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올해 데이터 센터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600억∼6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콜(전화통화)에서 "우리는 AI, 스마트 안경, 소셜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계속 좋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올해는 이런 노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 AI 분야에서는 "올해 10억명 이상이 고도로 지능적이고 개인화된 AI 비서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타 AI가 그 선도적 AI 비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슬라의 경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257억700만달러(약 37조1천466억원), 주당순이익(EPS)은 0.73달러(약 1천55원)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매출 272억6천만달러, EPS 0.76달러)에 못 미쳤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늘었지만, 자동차 부문 매출은 197억9천800만달러(약 28조6천8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자율주행 서비스 시작 시점을 제시하며 AI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머스크는 지난 29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지원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를 이용한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오는 6월 테슬라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테슬라만큼 현실 세계의 AI(인공지능)를 잘하는 회사는 없다. 나는 (AI 분야에서) 2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다"며 테슬라의 AI 기술이 경쟁사들보다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또 이사 생각에 심란…3년 만에 다시 서울로"
尹 탄핵심판 선고 앞 폭동 예고글 확산…이재명 "반드시 대가 치를 것"
노태악 선관위원장 "자녀 특혜 채용 통렬히 반성" 대국민 사과
[시대의 창-김노주] 소크라테스의 변론
선관위 사무총장 "채용 비리와 부정 선거는 연관 없어…부실 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