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다가오고 있다. 이 시기 학생과 학부모 모두 저마다 새로운 학기 준비에 분주하다. 특히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첫 발을 딛게 되는 예비 고1 학생들의 마음은 더욱 복잡할 것이다. 새로운 시작에 설레기도 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한가득이다.
같은 '학생'이라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중학교와 다른 부분이 많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으로 올해 예비 고1은 내신과 수능에서 선배들과 다른 평가 방식을 적용받게 된다. 이에 따라 변화하는 사항들에 대해 이전보다 좀 더 꼼꼼히 살피고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비 고1 학생·학부모들이 고교 입학 전 알아두면 좋을 고교 교육과정의 기본 사항을 살펴봤다.
◆다양한 교과목 스스로 선택해 이수
올해 고1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기존에는 각 학년 수업 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기만 하면 졸업이 가능했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과목별 출석률, 학업성취율 등 학점 이수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중학교에서는 주어진 시간표에 따라 학급의 모든 친구들이 같은 교실에서 동일한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교과목이 크게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분되며 일부 과목은 학생이 직접 선택해 이수하게 된다. 주로 1학년 때는 공통과목 위주로 수업을 듣고 2학년부터 선택과목을 수강한다.
예를 들면 과학 교과의 경우 1학년 때는 전교생이 '통합과학'이라는 공통과목을 배우고, 2학년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등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방식이다.
예비 고1 학생들이 선택하게 될 과목은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으로 구분된다. 기존에는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구성됐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융합선택이 추가됐다. 융합선택과목은 교과 내 혹은 교과 간 주제를 융합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내용이 중심이 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5~6월쯤 2학년 선택과목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희망하는 선택과목을 미리 고민해 보는 게 좋다.
![지난해 11월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열린 대구 고교학점제 박람회를 찾은 중학생들이 수강 신청 체험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https://www.imaeil.com/photos/2025/02/03/2025020313481772739_l.jpg)
◆내신은 절대·상대평가 동시 적용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내신 평가 방식이다. 중학교 내신은 90점 이상 A등급, 80점 이상 B등급, 70점 이상 C등급 등 모든 과목에서 절대평가로 이뤄지지만 고등학교 내신은 상대평가가 주를 이룬다. 점수 자체가 중요한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점수뿐만 아니라 과목별 수강자 중 자신의 위치, 즉 등수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성적이 올랐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면 예상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올해 예비 고1부터 고교 내신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혼합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상대평가는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된다. 등급이 축소됨에 따라 1등급 비율도 4%에서 10%로 늘어난다. 2등급은 현행 상위 11%에서 34%까지로, 3등급은 23%에서 66%까지로 확대된다. 등급 완화로 내신 성적의 변별력이 낮아지는 만큼 수능의 영향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물론,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과목에도 상대평가가 적용된다.
평가결과에는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 결과가 함께 기재된다. 다만 융합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 9과목에 대해선 절대평가만 적용한다. 체육·예술 교과와 과학탐구실험 과목에서도 A‧B‧C 3단계로만 절대평가를 한다.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 실시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영역별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국어 영역의 출제 범위는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수학 영역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고교 교육과정의 일반선택과목들이 해당된다. 그간 수험생들은 국어에선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수학에선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쳤다. 영어 영역의 경우 '영어Ⅰ·Ⅱ'가 출제 대상이 된다.
탐구 과목에서도 기존 선택과목은 모두 사라지고 '통합 사회' '통합 과학'이 도입된다. 현재 수험생들은 사회(9과목)·과학탐구(8과목) 총 17과목 중 최대 2과목을 선택하는데, 통상 문과는 사회탐구만, 이과는 과학탐구만 고른다. 하지만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부터는 모든 수험생이 통합 사회, 통합 과학 두 과목을 모두 봐야 한다. 통합 사회, 통합 과학은 기존 선택과목에서 다루던 내용들을 두루 다룬다. 직업탐구 영역도 선택과목제를 폐지해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응시한다.
수능 문제 수와 시험 시간도 늘어난다. 기존 탐구 선택과목들은 각 20문항이었는데, 통합 사회·통합 과학은 각 25문항이다. 학생들이 쳐야 하는 문항 수가 40개에서 50개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험 시간도 과목별 30분에서 40분으로 10분 늘어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예비 고1의 경우 내신이 기존의 9등급제가 아닌 5등급제로 평가되면서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1등급 취득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늘어났지만 1등급을 받지 못할 경우 내신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에서도 탐구과목이 1학년 공통과목을 범위로 하고 있는 만큼 1학년 때 내신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학교생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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