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중국에 대한 제재가 한국 경제에 유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1차 표적'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대 교역국으로 상호 긴밀한 산업 협력 체계가 형성된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3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신정부 무역 전쟁의 '예고편' 격으로 평가되는 캐나다·멕시코, 중국 3국 대상 관세 부과 계획만으로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부과한 모든 종류의 무역 압박성 관세 조치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통해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한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약 9천억달러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는 면에서 충격을 안겨줬다. 현재 미 정부는 캐나다산 원유를 제외하면 관세 예외나 완화 계획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대규모로 대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했지만 자국 소비자들의 후생을 고려해 결국 아이폰을 포함한 소비자 제품군의 고율 관세는 철폐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계획대로 예외 없는 대중 관세가 광범위하게 부과된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애플의 주력 제품 아이폰에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애플과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형성한 한국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 아이폰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매해 새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 수개월간 한국산 반도체 등 IT 중간재의 대중 수출이 수조원대 규모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미국의 기술력, 한국의 첨단 중간재 생산 능력, 중국의 제조력이 결합한 아이폰 국제 분업 체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제품 중 절반가량은 중국 내수용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추가 가공을 거쳐 재수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천330억달러(약 195조원) 중 85.86%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을 포함한 중간재였다.
글로벌 무역 난타전이 지속될 경우 투자심리 위축으로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을 통해 반도체 수출이 최대 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 많은 뉴스
"탄핵은 무효"…尹 구속 후 첫 주말집회, 궂은 날씨에도 부산역 뒤덮은 인파
[계엄 두 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다른 尹 지지율
[단독인터뷰] 그라운드C 김성원, 헌법재판소 편향성 저격… "국민이 납득할 수 있나" [영상]
홍준표 "역시 MBC는 못믿겠다…중요 발언 편파적 편집"
김부겸 "제왕적 대통령제 걷어내야…비상계엄 사태 터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