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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출신 배현진 "MBC, 괴롭힘 묵인·용인·쉬시하는 사내 문화"

"겉은 번지르르한 가정집이지만 심각한 강정폭력 자행하는 곳과 같아"
"MBC, 유족이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사건과 관련해, MBC의 사내문화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4일 배 의원은 뉴스1에 MBC를 두고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한 가정집인데 심각한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곳과 똑같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오요안나 사건을 두고 "회사에 SOS(구조요청)를 했는데 묵살된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사내에 도움을 청할 기구가 없냐는 질문에 "쉬쉬한다"며 "MBC의 사내 문화는 굉장히 대학 동아리처럼 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 누가 맘에 안 들면 굉장히 유치하고 폭력적인 이지메(집단괴롭힘)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내 전반에 그런 문화가 있다. 누가 괴롭히는 걸 묵인하고 용인하고 쉬쉬하는 문화다. MBC의 나쁜 사내 문화"라며 "MBC는 유족이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요안나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털어놓은 음성 녹음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배 의원은 2008년 MBC에 입사해 뉴스데스크 앵커를 지내다 2012년 시작한 MBC 노조 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하고 앵커로 복귀했다.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 당시 해임됐던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앵커직을 내려놓고 2018년 3월 퇴사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에 합격해 활동해 오다 지난해 9월 15일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3개월 후인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다만 당시에는 사인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은 고인의 생전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 등을 모아 가해자로 지목된 직장 동료 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이와 관련해 고인이 사망한 지 4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마포경찰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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