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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대형 카페리선 선사도 경영 위기…울릉 여객선 황금기 저무나

적자난에 주민 운임료 20% 할인 중단 공문 울릉군에 발송…할인율 강제하면 법적 대응도 검토

포항을 출항한 뉴씨다오펄호가 울릉군 사동 울릉항에 입항하고 있다. 매일신문DB
포항을 출항한 뉴씨다오펄호가 울릉군 사동 울릉항에 입항하고 있다. 매일신문DB

경북 포항과 울릉을 오가는 대형 카페리선 선사가 자체적으로 해온 '주민 운임료 할인'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경영 위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초쾌속 공모선도 최근 심각한 자금난으로 지속적인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울릉군 여객선 황금기가 자칫 조기에 저물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뉴씨다오펄호(2만톤(t)급) 선사인 울릉크루즈 측은 지난해 11월 경영 악화로 인해 더는 '주민 운임료 할인 20%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군청 여객선 담당부서에 발송했다.

선사 측은 공문에서 "그동안 '섬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은 별도의 공식문서나 협약이 없이 관행처럼 적용해 왔지만, 최근 동해안 항로의 여객선 대형화 및 현대화로 경영난이 심화되는 등 할인율을 적용할 수 없게 됐다"며 "여객선사 할인율을 0%로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문을 받은 울릉군 측은 선사 측의 입장을 섬주민 여객선 운임지원 추가보조금 지급 요구로 해석, "이 요구에 대해서는 지급 불가함을 알려드린다"며 주민 추가 부담에 대해서는 알아서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회신했다.

선사 측은 울릉군의 이런 답변에 "해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 운임료 할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통보한 것인데 이렇게 애물단지 취급을 당할 줄 몰랐다. 이러면 좋은 배를 가져다 띄우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선사 측은 울릉군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최근 선사는 한 법률사무소에서 "울릉군이 여객선 운임 주민 할인율을 일률적으로 20% 책정해 지자체의 부담을 선사에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사료된다"며 행정소송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선사 측은 지난달 1일부터 할인율 0%를 적용하려고 했으나, 울릉군 등의 요청으로 다음 달까지 적용을 유예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유관 기관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릉 해상 교통은 2021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뉴씨다오펄호, 울릉썬플라워호크루즈호(1만5천t급), 초쾌속 공모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3천톤(t)급)가 잇따라 취항하면서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초쾌속 공모선 선사인 대저페리 측이 선박 건조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등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울릉군이 약속한 운항결손금을 주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 배를 뺏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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