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전망-임상준] 이철우(경북도지사), 전한길(일타 강사)

전씨와 이 도지사 인기영합 없는 '진정성'으로 국민 마음 사…
자유우파 네티즌과 유투버 본산 대구경북이 보수 결집 구심점 돼야…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1970년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교 시절 당구 치고 담배 피우고 놀다가 대학에 낙방했다. 어느 날, 결혼식을 다녀온 아버지의 말씀에 가슴이 시렸다.

"어렵게 등록금 모아 놨는데…." 많이 울었다.

그날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밤낮으로 공부했고 이듬해 경북대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에 합격했다.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 씨의 얘기다.

'노사모' 출신이라는 전 씨는 얼마 전부터 자유우파쪽에 서서 대통령 탄핵 인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한 기독교 단체 전국 순회 기도회 연설자로 나서, 2030 청년세대 등 구름 인파를 유인하고 있다. 전한길 바람, 원동력이 뭘까.

전 씨의 변신에는 의혹의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정치 지망용 쇼' '고액 유튜브 수익' 등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는 강사 연봉 60억원을 포기하고, 정치는 절대 하지 않고, 유튜브 수익 전액도 편집자가 가진다고 응수했다.

진실은 달랐다.

'총을 맞고서라도 대통령을 체포하라'는 더불어민주당 한 국회의원과 '탄핵 찬성파, 반대파, 경찰, 경호처 직원들 모두가 국민이다. 차라리 내가 끌려가겠다'라고 한 대통령의 모습이 대조됐고, 그 과정에서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봤다고 했다.

이런 그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지방의 대선 주자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콕 찍어 언급했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페이스북, 엑스(트위터)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8일 전 씨가 연설자로 나서는 기독교 단체 전국 순회 집회에 "대구경북이 보수의 본산이라면, 이철우 경북지사가 그 중심에서 함께해야 한다"라는 글이 연이어 게시되고 있다.

이 도지사는 1955년 김천시 감문면의 한 작은 동네에서 빈농(貧農)의 아들로 출생했다. 어머니가 볏짚을 깔고 낳았다고 자서전에 적었을 정도로 풍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총명해 마을 주민들이 만날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밥을 챙겨 주는 등 '마을의 아이'로 자랐다. 사학 명문 김천고등학교에 진학, 우수한 성적에도 가난한 형편 때문에 대학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대학 원서 마감이 임박한 어느 날, 보다 못해 선생님이 고향 집에 들러 아버지를 설득한다. "돈 없어도 공짜로 시기(시켜) 주는 대학교가 있습니다." 그렇게 경북대 사범대학에 입학한다.

이후 교편을 잡다가 3선 국회의원을 거쳐 2018년 경북도지사에 오른다.

당시 인구 15만 명도 되지 않은 작은 도시(김천)의 정치인이 당선된 것은 이변이라 했고, 그 원동력을 '이철우 인간성'에서 찾았다. '진정성'은 담당자마저 불가능하다고 한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유치하는 힘이 됐다. 더불어 경북 군위군까지 대구에 떼어 주는 후대를 위한 결단(대구경북신공항)을 가능케 했다.

이 외에도 정치인이라면 숙명처럼 따라붙는 '인기 영합' 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수많은 난제를 풀어냈다.

전 씨와 이 도지사는 어려운 농촌살이에도 대학을 졸업하고 교편을 잡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또 공정과 상식의 사다리를 통해 개천에서 용이 난 자수성가한 인물이란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각자의 분야에서 '진정성'을 무기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8일 동대구역 광장에 운집한 수많은 자유우파 사이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스타강사 전한길 씨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묘하게 겹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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