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합니다" 추위 녹이는 한마디…대구 장기초 황덕근 교장의 따뜻한 아침 인사

학부모들 '다품교육'의 완성…영하 8도 강추위 속에서도 매일 같은 자리, 같은 인사

차가운 겨울바람이 옷깃을 스미는 아침, 대구 장기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어김없이 환한 미소를 띤 한 사람이 서 있다. 황덕근 교장이다. 영하의 기온 속에서도 그는 변함없이 학생들을 맞이하며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사랑합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이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하루를 밝게 시작하도록 돕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들도 덩달아 미소를 짓는다.

황덕근 교장의 아침 인사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영하 8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한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반긴다. 두꺼운 외투에 장갑을 낀 채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학교로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황 교장은 한결같이 따뜻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도 이에 화답하듯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내거나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눈다. 어떤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 저도 사랑해요!"라고 힘차게 외치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학생들에게 전하는 작은 관심과 따뜻한 인사가 반복되면서, 학부모들의 마음에도 온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가는 길에 교장의 모습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자연스레 감동을 받는다.

장기초등학교. 매일신문DB
장기초등학교. 매일신문DB

한 학부모는 "아침마다 교장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걸 보면 저까지 기분이 좋아져요. 아이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학교에 갈 수 있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요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매일 아침 따뜻한 말을 들으니 우리 아이도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교장의 인사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어린 시절 지속적으로 따뜻한 말과 관심을 받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학교에 대한 소속감도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교육심리 전문가 소원석씨는 "어린 학생들은 작은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긍정적인 말을 듣는 것은 정서적 안정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기초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장 선생님의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4학년 한 학생은 "추운 날에도 교장 선생님이 항상 문 앞에서 반겨주시니까 학교 오는 게 더 즐거워요"라고 말했고, 6학년 학생은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힘이 나는 것 같아요"라고 밝게 웃었다.

황덕근 교장은 단순히 형식적인 인사를 넘어,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애정을 전하고자 한다. 그는 학생들이 교문을 들어설 때부터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수업에 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같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며 하루를 긍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황 교장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침 인사를 단순한 형식이 아닌, 진심을 담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황 교장의 따뜻한 인사는 학교 전체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 역시 이러한 문화에 동참하며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교사 B씨는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더 따뜻한 말을 건네게 됩니다. 작은 변화가 모여 학교 분위기를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주변에서도 학생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교장 선생님께서 늘 우리에게 인사를 해주셔서인지, 친구들끼리도 '좋은 아침이야'라며 인사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한 학생이 들려준 이야기다.

황덕근 교장의 아침 인사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 아침, 교문 앞에서 건네는 그의 한마디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며 긍정적인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작은 실천이 쌓여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까지 미소 짓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교문 앞에서 건네는 짧은 인사가 학교 문화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온기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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