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이래 두 달 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12·3 비상계엄의 최대 수혜자는 이 대표였다. 사법 리스크 때문에 계엄 직전 그는 나락에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계엄 사태 덕분에 국회를 넘어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사실상 최고 권력자에 올랐다. 조기 대선을 치르면 대통령 당선 순위 No.1이었다.
하지만 여론이 급변했다. 계엄 직전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정 수행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긍정 평가가 51%까지 오른 여론조사도 있다. 아이러니지만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통해 정치가(?)로 거듭났다.
그 반면 이 대표는 대권 후보로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1월 30일 취합된 방송 3사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론 50%, 정권연장론 40%다. 그런데 이 대표의 대선 주자 선호도는 35%에 그쳤다. 부동의 1위지만 30% 박스권에 갇혔다. 탄핵 국면인데도 중도층이 붙지 않는 것이다.
1월 23~25일 SBS 조사에서 중도층의 정권교체론은 55%인데, 이 대표 지지율은 36%에 머물렀다.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는 이 대표를 절대 찍고 싶지 않다는 응답률이 42.1%에 달했다. 이 역시 부동의 1위다. 결국 계엄엔 반대하지만 '이재명도 싫다'는 게 민심의 속내다. 이 대표는 무간지옥에 빠진 기분일 것이다.
국민의 가장 큰 우려는 이재명 민주당의 독재다. 이 대표는 과거 "권력은 잔인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만 무려 29번이나 탄핵을 남발해 정부를 마비시켰다. 정부 각료는 물론 이재명 수사를 맡은 검사까지 탄핵했다. 계엄 후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고, 이제 최상목 대행도 위협하고 있다. 무소불위고 안하무인이다. "야당 때도 이 정도인데, 만에 하나 집권하면 독재적 행태는 더욱 극단화될 것"이라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비판이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니다. 여론이 뒤집히자 민주당은 '여론조사 검열'을 하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민주당은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틀 뒤에는 여론조사 업체의 관리·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더 심각한 것은 '카톡 검열'이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논리를 펴는 것도 내란 선전·선동죄"라고 규정했다. 또한 "카카오톡이나 댓글을 포함한 커뮤니티 등에서 퍼 나르는 일반인도 내란 선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부정하는 처사고, 국민의 머릿속까지 통제하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지금 민주당의 상황이 그렇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범죄 혐의도 심각하다. 지금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관련 인물이 6명이나 사망했다. 너무 만성화되어 이제 놀랍지도 않다. 대한민국의 역대 정치 지도자 중 유례가 없다. 정치와 도덕은 다르지만, 도덕 없는 정치는 범죄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의 안보관이다. 그는 과거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했다. 피상적이고 비루한 안보관이다. 한미동맹도 부정했다. "미군은 점령군" "흉악한 사드 대신 보일러를 놔 드리겠다"고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주한 미국 대리대사에게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극히 유연하다. 최근 자신의 지난 주장을 싹 바꿨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냐", 민주당의 핵심 가치는 '실용주의(pragmatism)'라고 강조했다. 지지율이 급락하자 사정이 급해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실용주의는 기회주의에 가깝다. 진정성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공자의 말대로 "신의가 없으면 설 수 없다(無信不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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