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향한 압박이 통했다. 미국 정부 소유 선박은 파나마 운하를 지날 때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절감 비용은 연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물러선 파나마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나마 정부가 더는 미국 정부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에 파나마 정부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연 수백만 달러를 절감하게 됐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파나마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 2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파나마를 직접 방문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 그간 파나마 운하의 통제·운영이 주권의 문제에 속한다고 맞서 온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미 국방부도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물리노 대통령이 통화해 파나마 운하의 방어를 포함한 안보상의 이익을 양국이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양측은 미군과 파나마군의 협력을 늘리기로 합의했다"며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파나마 운하를 공동 방어하고 양국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물리노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의 파나마 방문을 청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였을 뿐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미국인 3만8천명이 희생될 정도로 힘들게 완공시킨 운하를 파나마에 돌려준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이를 환수하겠다고 밝혀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특히 파나마가 중국 공산당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홍콩계 회사에 2개 항구 운영권을 맡긴 것이 미국과의 협정 위반이라고 문제 삼았다.
◆운영권 환수 가능할까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파나마 정부는 홍콩계 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는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Hutchison Ports PPC)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 '파나마 정부가 소송 없이 적법한 절차로 계약을 중단할 수 있는 방향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는 파나마 운하 양 끝단 지역에 있는 발보아와 크리스토발 등 2개 항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파나마 당국과의 계약(연장)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전 세계 해상무역의 핵심 통로인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처음 개통됐다.
미국이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0년 넘게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1999년 12월 31일 정오를 기해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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