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인 '대왕고래'에서 처음 진행한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간 야권을 중심으로 대왕고래 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마저 확인되지는 못하면서 추가 사업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가스 징후가 잠정적으로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왕고래 유망구조 첫 탐사시추는 지난해 12월 20일 시작해 이달 4일 끝났다.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했던 웨스트 카펠라호는 지난 4일 작업을 마치고 전날 한국을 떠났다.
최 차관은 해수면 아래 3천m 이상 깊이 해저까지 파 내려가는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나오는 진흙을 채취해 검사하는 '이수 검층' 결과 목표 유망구조 주변에서 미세한 수준이나 여타 지점보다 높은 수준의 가스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 차관은 "포화도 수치가 경제적으로 생산 광구로 전환하거나 추가 탐사시추 할 만큼의 수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가스 포화도로는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가스전 사업에선 경제성을 평가받더라도 채산성까지 확인돼야 상업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왕고래는 첫 경제성 평가 단계에서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로 결론나자 최 차관은 "1차 발표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 영향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시추를 통해 대왕고래 구조가 이전 물리탐사 과정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석유나 가스를 담을 수 있는 석유 시스템 구조 자체는 양호했다고 보고, 향후 추가 탐사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정부와 석유공사는 20% 성공 확률을 고려해 수년에 걸쳐 최소 5번의 탐사시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계획했던 대로 2차 시추부터는 외국 오일 메이저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석유공사와 합작 형태로 진행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3월부터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차관은 "1차는 석유공사가 전적으로 추진했지만 어느 가스전 유전이나 리스크 저감 노력은 한다"며 "투자 유치 통해서 주요 메이저 기업의 평가가 입증된다면, 국민을 설득할 중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최대한 투자 유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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