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닝쇼크' DGB금융, 대규모 자사주 소각… 황병우 회장 "송구"

DGB금융그룹, '지난해 경영지표 현황(잠정치)' 발표
지난해 순이익은 2천208억원, 지주 설립 이후 최저
-iM뱅크 순익 3천710억원 성장, iM증권은 적자 유지
황병우 회장 "내실 강화에 노력… 올해 가시화 기대"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 DGB금융 제공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 DGB금융 제공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지난해 DGB금융그룹 실적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DGB금융은 기업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시행하기로 했다.

9일 DGB금융지주의 '지난해 주요 경영지표(잠정치)'에 따르면 DGB금융의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손익은 마이너스(-) 318억원으로 지난 2023년(-369억원)보다 13.8% 개선됐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3.1% 감소한 2천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DGB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 관한 대손 비용이 늘었고, 상품 운영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은 줄어든 게 전체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난 주요 요인이다. iM증권의 경우 지난해 1천588억원 손실을 내며 2023년(-30억원)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iM뱅크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iM뱅크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78.1% 증가했고, 연간 당기순이익은 3천710억원으로 2.0% 늘었다. DGB금융 관계자는 "하반기 대출 둔화와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대손 비용률이 안정되면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DGB금융은 올해 그룹의 재무적 성패가 iM증권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면 그룹 이익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은 실적 발표 이후 주주·투자자를 대상으로 'CEO 레터'를 내고 "최근 그룹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황 회장은 "주요 원인은 급격한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핵심 계열사인 iM증권이 PF 부문에서 대손 충당금을 대거 반영한 데 있다"면서 "PF 관련 부담 없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약 275만주(200억원 상당)를 소각하고, 올해 상반기 400억원 상당을 추가 매입해 즉시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황 회장은 "그룹 CEO로 선임된 이후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그룹 내실을 강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노력이 실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중기 목표인 '뉴 하이브리드 뱅킹 그룹'을 실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했다.

DGB금융그룹 연도별 순이익 추이. DGB금융 제공
DGB금융그룹 연도별 순이익 추이. DGB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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