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이상 기후 등에 의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품목을 막론하고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져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
◆고공 행진 밥상 물가
10일 오전 10시쯤 대구 북구에 있는 한 중소 식자재마트. 제법 이른 시간이지만 카트를 끌고 이리저리 다니는 손님들로 마트 안은 붐볐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온 주부 최모(50) 씨는 이날 고기와 야채를 사려고 마트에 방문했다. 10분째 마트를 돌아다녔지만, 정작 카트에 담은 것은 다진 마늘, 순두부, 청경채 뿐. 원래 사려고 했던 당근과 양파는 생각보다 너무 비싸 차마 담지 못하고, 고기 코너로 향했다. 그러나 여기도 마찬가지. 사려고 했던 불고기류가 너무 비싸 고기가 든 팩만 들었다 놓았다를 열댓 번 반복했다. 최씨는 "아무래도 냉동육으로 대체해야겠다"고 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식당 주인 A(57) 씨는 "고추장, 간장, 소금, 식용유 등 안 오른 게 없다"며 "반찬에 쓰는 우육도 호주산으로 샀는데, 요즘은 국산이고 외국산이고 가릴 것 없이 다 비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후 3시쯤 대구 중구에 있는 번개시장. 이곳에서 15년째 장사를 이어온 박모(64) 씨의 잡곡 가게는 오는 12일 정월대보름 대목을 맞아 바빠야 하지만, 손님이 없어 매대 앞은 한산했다.
박씨는 "지난해 워낙 폭염이 심해서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못해 잡곡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특히 적두는 한 되 기준으로 작년에 2만3천원 했던 것이 올해는 3만5천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며 "물가가 너무 비싸서 그런 건지 예년 같으면 정월대보름 일주일 전부터 손님이 몰려야 하는데 올해는 어제오늘이 돼서야 그나마 손님이 오기 시작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매년 정월대보름에 직접 잡곡밥을 지어 먹는 선모(80) 씨는 "찹쌀, 팥, 납작보리쌀 등을 사려고 왔는데 체감상 1천원씩은 더 오른 거 같다"며 "그나마 제일 싸게 사려고 구르마를 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직 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오곡·가공식품·외식 가격도 올라 "먹고살기 힘들다"
12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국산 오곡과 부럼을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정월대보름에 먹는 주요 10개 품목의 전통시장 구매 비용은 13만9천700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붉은팥의 상승폭이 컸다. 전통시장 가격을 보면 붉은팥 한 되(800g) 가격은 1만6천원으로 작년보다 45.5%나 치솟았다.
찹쌀 역시 한 되(800g) 기준 3천200원으로, 전년 대비 23.1%, 검정콩 한 되(720g)가 7천500원으로 7.1% 각각 올랐다. 수수와 차조 가격은 그대로였다. 전통시장에서 부럼 구매 시 은행 한 되(600g)는 7천원, 땅콩 한 되(400g)는 1만원으로 각각 16.7%와 11.1% 상승했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최근 음료, 과자,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이 연달아 오르며, 식비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2%)을 웃돌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이상 기후, 재배 면적 감소, 환율 등의 영향을 받아 코코아, 커피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이를 원료로 하는 가공제품의 가격 또한 불가피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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