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너진 법과 상식, 국가 리더십 실종…국민들 광장으로 쏟아졌다

동대구역 탄핵 반대 15만 시민 운집…TK정치권도 동참
정치·사법 체계 불신 고조, 주도권 진보→보수 넘어가
2030세대 자발적 동참…전국서 동시다발 '거리 정치'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단독 인터뷰] "불구덩이라도 뛰어들어갈 각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인터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부모님과 함께 집회에 나온 어린이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서도 국민들이 광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질서의 혼란과 경제 침체, 국가 리더십 실종이 겹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광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신뢰가 무너진 형사·사법 체계, 편향성 논란에 휩싸인 헌법재판소를 보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시민들은 앞다퉈 거리로 나서는 중이다.

12·3 비상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서 거대 야당의 독주가 부각되면서 거리 정치의 주도권이 진보에서 보수 진영으로 바뀐 양상도 보이고 있다. 공정과 상식에 민감한 2030세대들도 쉽게 정상화되지 않는 국내 정치 현실 속에 자발적으로 광장 정치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8일 대구와 서울,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일제히 개최됐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가 열려 15만 명(매일신문 항공사진 AI 분석)의 인파가 운집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 등 대구경북(TK) 국회의원 10여 명,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해 김장호 구미시장 등 지역 자치단체장들도 함께했다.

서울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주최 행사가 광화문 일대에서 열려 경찰 비공식 추산 3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

울산, 인천,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가비상기도회가 열렸다. 광주에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집회도 전국에서 잇따라 열렸다. 이날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은 서울 경복궁역 일대에서 '제10차 범시민 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후 5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5천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와 경남 창원, 부산, 전북, 충북, 대구 등지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다.

이처럼 탄핵 찬반 집회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됐으나 참석 인원이나 열기 등 분위기는 보수 진영에 무게추가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주 부산역에 이어 이날 동대구역까지 보수 진영 주최 주말 집회에 최대 인파가 몰리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다음 주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에서도 전한길 씨 등이 참여하는 탄핵 반대 집회를 예고하며 흐름을 이어갈 태세다.

거리 정치의 흐름이 강화되자 여야의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이철우 도지사, TK 의원들이 동대구역 집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극우 세력과의 절연을 촉구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날 집회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공격과 부정선거 음모론이 난무했다"며 "여당은 공당답게 극우 성향의 모든 세력과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집회 참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집회에 참여한 국민을 '극우'로 멸칭하기 시작했다"며 "민주당의 전매특허인 국민 갈라치기와 겁박으로 '극우 몰이'에 나선 것"이라고 맞받았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지지자들이 광화문 등에서 진영별로 갈라져 양극화돼 있지만 대통령의 부재 속에 추경 편성, 연금 개혁 등 민생 현안도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결국 탄핵 심판이 종료된 뒤에야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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