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은 만족감을 느끼는 감정이에요"…'마음자람' 자료로 다양한 감정 배우는 아이들

대구동부교육지원청, 유아 감정 놀이자료 관내 유치원 보급
감정 카드·빙고놀이…유치원·가정 연계해 다양한 감정 배워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다룬 영화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다룬 영화 '인사이드 아웃2'. 픽사 제공

심리학에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라는 말이 있다. 내면아이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어린시절의 자아로, 성인기에 겪는 다양한 정서적인 문제들이 상처받은 내면아이 비롯된다는 개념이다. 이 아이는 어린 시절의 슬픔, 분노, 상처 등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의 행동 패턴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유아기에 형성되는 자아 인식, 인간관계 형성,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한 사람의 인생을 평생 좌우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능력이 아니다. 감정 표현도 다양한 방식으로 배움이 필요하다.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친구랑 가족이랑 동부 마음자람'을 보급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감정카드를 활용한 '감정 몸으로 말해요' 활동을 하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친구들과 놀면서 배우는 나의 감정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사회적 변화 속에서 유아들의 사회·정서발달을 돕기 위해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친구랑 가족이랑 동부 마음자람(이하 마음자람)'을 개발, 관내 전체 유치원 103곳에 보급했다.

이 자료는 유아들이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해 및 표현, 조절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르고 가정과 연계한 다양한 감정표현 놀이를 통해 가족 간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됐다.

마음자람 자료는 ▷마음자람 카드 1종(20장) ▷빙고놀이 2세트 ▷유치원·가정용 활동자료(책자형) 등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마음자람 카드는 행복·분노·슬픔·불안·용기 등 아이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중심으로 해당 감정들의 구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유아들은 마음자람 카드를 바탕으로 감정을 학습하고 빙고놀이·감정찾기 등 소그룹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두산초병설유치원에서는 기존 유치원 차원에서 진행하던 감정일기 쓰기에서 확장해 감정카드를 활용한 '감정 몸으로 말해요', '감정 빙고놀이', '마음 표현하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김정희 대구두산초병설유치원 교사는 "마음자람 자료를 통해 유아들이 자신의 감정을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배우고 서로 다른 감정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새론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감정카드를 활용해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감정 수수께끼', '같은 감정을 찾아라', '표정으로 말하는 나의 감정' 등 감정놀이를 즐겼다.

대구새론유치원 김수영 양은 "친구들과 다양한 감정을 배우며 그동안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들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다.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친구랑 가족이랑 동부 마음자람'을 보급했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긴장을 푸는 신체활동을 하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유치원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아 감정 놀이자료 '친구랑 가족이랑 동부 마음자람'을 보급했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슬픔을 들어주는 마음 인형을 만드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온 가족 함께 즐기며 유대감 쑥쑥

가정에서도 자녀가 유치원에서 익힌 감정표현 놀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유치원·가정용 활동자료'를 제공한다.

이 자료집은 유아가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별 정의, 감정놀이 방법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인식하는 '마음 알기', 감정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조절하는 '마음 표현하기', 감정활용 능력 및 공감 능력을 향상하는 '마음 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4세 유아인 이정원 가정은 슬픔을 들어주는 마음 인형 만들기, 긴장을 완화하는 신체 활동, 불안을 날리기 위한 엄마·아빠 안아주기 등 유치원과 연계한 다양한 감정놀이를 실시하고 있다.

5세 유아인 김다은 가정은 유치원에서 배운 다양한 감정을 바탕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감정일기를 쓰며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지고 있다.

유치원·가정용 활동자료를 배부받은 가정에서는 단순한 놀이 도구를 넘어 자녀가 적절하게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부모 또한 자녀의 속마음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5세 자녀를 둔 학부모 심혜린 씨는 "아이와 함께 감정놀이를 하며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대화가 자연스러워졌다"며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자녀의 감정을 알게 되며 가족 간의 이해가 깊어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두산초병설유치원 손희수 군 "유치원과 집에서 마음놀이를 하며 내가 느끼는 마음이 무엇인지 좀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친구도 가족도 나처럼 여러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의주 대구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이번 자료 보급을 통해 유치원과 가정이 협력해 유아의 사회·정서적 성장을 도모하고, 저출생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유아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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