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 관람 즐기고, 생활 인구 늘리고'…두 마리 토끼잡는 의성군의 문화생활

관람객 93% 공연 수준 '만족'…객석 점유율 70~80% 장르도 '다양'
뮤지컬 티켓 30%가 외지 관람객…생활인구 확대 효과 '톡톡'
생활인구 유입이 소비로 이어져…공연 관람+지역 관광·축제 연계 프로그램 개발

지난 2022년 6월 18일 의성문화회관에서 열린 발레리나 김주원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지난 2022년 6월 18일 의성문화회관에서 열린 발레리나 김주원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레베랑스'. 의성군 제공.

지난해 12월 19일 늦은 저녁, 의성문화회관은 관람객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무대 위에 오른 건 인기 보컬그룹 2AM. 군 단위에서는 처음 열린 단독 콘서트였다.

이날 공연장은 1천석 규모의 좌석이 불과 10분 만에 매진됐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대구와 안동 등 타 지역에서 찾은 관람객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의성군이 마련한 기획공연은 모두 5차례. 1천석 공연장의 좌석 점유율은 70~80%를 기록했다. 의성군 인구가 5만 명에 못 미치고, 노인 인구 비중이 절반인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수치다.

의성군이 해마다 확대하는 차별화된 공연 프로그램이 지역 소멸 위기 탈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문화 예술을 즐기는 토양을 제공하고, 외지 관람객들을 생활 인구로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9월 1일 의성문화회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 리사이틀. 의성군 제공.
지난 2021년 9월 1일 의성문화회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 리사이틀. 의성군 제공.

◆일상 속 공연 문화 확산…의성군 찾는 방문객도 늘어

의성군은 지난 2021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됐던 지역 분위기를 되살리고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자 연극, 클래식, 무용 ,퓨전국악 등 차별화된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단독 공연을 열며 클래식 공연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이 공연은 예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듬해에는 세계 정상급 발레리나 김주원이 데뷔 25주년 기념공연 '레베랑스'로 무대에 올랐고, 국내 내로라하는 보컬리스트들의 총출동한 대형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후 YB밴드와 가수 이승환, 2AM 등의 단독 콘서트가 연말 기획 공연으로 이어지며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다양한 장르의 차별화된 공연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의성군이 올해 1월 진행한 '2024년 공연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3%가 '기획 공연 수준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오는 20, 21일 의성문회회관에서 열리는 뮤지컬
오는 20, 21일 의성문회회관에서 열리는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2025년 의성군 상반기 공연계획
2025년 의성군 상반기 공연계획

◆올해 기획 공연 더 늘려…관객 서비스도 개선

의성군은 올해 기획공연 횟수를 7, 8회로 늘리고 장르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오는 20, 21일 의성문화회관에서는 인기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가 관객을 만난다. 서울 외에는 유일한 지역 공연으로 아이돌그룹 B1A4의 산들이 주인공 '해웅' 역으로 출연한다.

이어 퀸 트리뷰트 밴드로 활동 중인 '더보헤미안스'의 콘서트와 마술사 유호진의 '더 이미지네이션', 영화 음악 공연 '시네마 파라디소-비긴어게인', 유랑악단 '악단광칠'의 '매우 춰라' 등도 관객을 만난다.

하반기에는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콘서트, 대학로 연극, 클래식 연주, 국내 정상급 대중가수의 콘서트 등이 이어진다.

의성군은 다채로운 기획 공연을 통해 생활 인구 유입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 뮤지컬 '쿠로이의 저택…'의 경우 이달 11일까지 판매된 좌석 600여매 가운데 30%인 180여매가 외지 관람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성군은 생활 인구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획공연과 지역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패키지 프로그램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더불어 지역 자원봉사단체로 구성된 '공연장 안내요원 봉사단'을 구성하는 등 관객 서비스도 개선할 방침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군에서 열리는 공연과 지역 관광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생활인구 유입이 확대되도록 차별화된 의성만의 공연 레퍼토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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