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대구 수성구 범어아파트지구가 학생수용 문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주민들은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맞는 현실적인 주택 정비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열린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범어아파트지구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2019년 범어4동 고밀 개발에 따른 교통대책 수립 용역의 결과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밀도 관리 방안을 수정할 것"을 사유로 밝혔다.
1979년 자족 기능을 가진 독립된 주거지 조성을 목적으로 지정된 범어아파트지구는 수성구 범어동, 황금동 일대 약 24만㎡ 주거지를 말한다. 46년이 지난 현재는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명문 학군지로 꼽히며 대구 부동산 시장의 핵심으로 불린다. 경남타운(1982년 준공), 가든하이츠1~3차(1985~1990년), 을지맨션(1987년), 장원맨션(1988년) 등 재건축을 시도하는 노후 주택이 다수 존재한다.
수성구청은 2023년 3월부터 변화된 사회적 여건을 반영하고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범어아파트지구에 관한 용역에 착수했다. 하나의 건축부지에 하나의 건축용도만 허용하는 규정 등이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에 따라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수성구청이 지구 내 용도 제한을 풀겠다고 시도하자 재건축 사업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문제는 범어아파트지구에서 법정 통학거리(1.5km) 이내에 있는 초등학교가 경동초 1곳뿐이라는 점이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에 따르면 심의 당시 유보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는 교통대책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수용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동초는 대구의 대표적인 과밀학급·과대학교로 꼽힌다.
앞서 범어아파트지구와 인접한 수성지구2차우방타운과 범어목련아파트재건축사업 역시 과밀학급 문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8월 두 사업에 대해 사업시행인가를 고시한 수성구청은 준공 시점에 과밀학급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반응이다. 범어아파트지구의 한 재건축사업 조합장은 "저출생으로 학령 인구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이를 근거로 재건축 사업을 막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수성구청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3~4월에 재심의를 시도할 계획"이라며 "심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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