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지역 尹 지지 56.9%…탄핵 반대 응답도 53.2%

매일신문, 한길리서치 의뢰 전국 1천명 여론조사
8일 동대구역 쏟아진 인파의 배경, 여론조사로 확인
尹 체포·구속, 헌재 심판 편향성 논란 속 보수층 결집
TK 헌재 비 신뢰 54.1% 달해…"국정 혼란 종식 어렵다"

지난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지난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된 데 이어 구속 상태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TK)의 지지는 60%에 육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TK 여론 역시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탄핵 국면 속에서 드러난 각종 정치적 상황,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트라우마와 함께 반(反)이재명 정서 등이 복합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향한 TK의 '비신뢰' 응답도 절반을 넘겨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를 향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도 큰 것이 확인됐다.

10일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TK의 지지율은 56.9%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국 지지율이 46.7%인 점과 비교하면 10.2%포인트(p) 높고, 뒤따른 부산·울산·경남(54.1%)보다 2.8%p 많은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과도 궤를 같이했다. TK의 탄핵 반대 응답은 53.2%로 전국 수치(44.8%)보다 8.4%p 높게 집계됐다. 탄핵 반대 응답이 찬성보다 높은 곳은 TK를 포함해 충청권(51.7%), 부산·울산·경남(51.3%) 등 3곳이었다.

전국적으로 52.5%가 탄핵에 찬성하는 응답을 내놨지만 TK에서는 사뭇 결이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평소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의 정치적 색깔이 윤 대통령 지지율과 탄핵 반대 여론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선 나온다. 지난 8일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계엄·탄핵 정국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거리로 쏟아졌던 움직임이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 셈이다.

보수 진영이 윤 대통령 체포·구속,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논란 등을 겪으며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한 흐름이 TK 여론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윤 대통령을 향한 순수 지지율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거대 야당에 대한 비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부정적 정서도 합쳐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반대 여론의 경우 TK 지역이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탓에 더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TK의 탄핵 반대 여론은 계엄 및 이후의 정치적 진행 상황뿐만 아니라 과거의 탄핵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성격이 있다"고 했다.

우려되는 요소는 헌법재판소 신뢰도 조사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신뢰 응답이 TK가 54.1%로 가장 높다는 점이다. 전국적인 비신뢰 응답이 44.9%인 점을 고려하면 9.2%p나 헌법재판소를 향한 불신 지수가 TK에서 높다는 의미다.

보수 진영에서는 헌법재판소가 편파적인 탄핵 심판을 벌이고 있고, 헌법재판관 다수가 특정 정치 성향 단체 출신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를 향한 TK의 비신뢰 여론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형식 소장은 "각종 논란을 종식시키는 최후의 보루가 헌법재판소인데 헌재 신뢰도가 50% 초반에 그친다는 것은 혼란스러운 국정을 종식시키기에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이후에라도 신뢰도에 금이 가는 일,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은 없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신뢰를 더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p), 응답률은 10.6%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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