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년간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 자부심…지방 재정 한계 체감"

대구오페라하우스, 7일 발전 방안 전문가 포럼 개최
국립오페라단 예산 9분의1 수준, 극장가동률 기준 미달
유럽 극장 운영 시스템처럼 국비 보조금 증액 검토해야
"인적·연습실 등 물적 시스템 구축해야 투자로 이어질 것"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한민국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이다. 독일에는 70여 개, 이탈리아에는 14개의 제작극장이 존재하는 것에 비하면 아쉬운 대목이지만, 동시에 21년간 대구오페라하우스 앞에 붙은 '국내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지닌 국제적 책임감을 돌아봐야 할 때다. 향후 세워질 부산과 울산 등에서 추진하는 오페라하우스도 떠오르는 위협 요소다. 대구는 '오페라하우스'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라는 귀한 자산을 갖고 있지만 이는 잘 활용되고 있는가?

지난 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2층 카메라타홀에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기관의 발전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혜연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류진교 대구성악가협회장,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최현정 기자
지난 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2층 카메라타홀에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기관의 발전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혜연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류진교 대구성악가협회장,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최현정 기자

지난 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2층 카메라타홀에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기관의 발전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포럼 1부에서는 ▷박인건 극장장(국립중앙극장) ▷서혜연 교수(서울대 음대 성악과) ▷오동욱 선임연구위원(대구정책연구원)의 주제 발제가, 2부에서는 이들의 발제를 토대로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단국대 문화예술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발제자 3인과 ▷최상호 단장(국립오페라단) ▷류진교 회장(대구성악가협회) ▷정갑균 관장(대구오페라하우스)이 함께했다.

이날 발제 및 토론에서는 대구시의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미흡한 부분이 꾸준히 지적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를 역임했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은 SWOT 분석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약점으로 적은 예산과 인원, 공연장 가동률 저조를 꼽았다. 그는 "전용 극장이 없는 국립오페라단 예산이 190억원인데,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예산은 공간 운영비 포함 20억원에 그친다"라며 기관의 부족한 예산을 강조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를 역임했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를 역임했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이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국립단체와 지역극장의 협력방안' 주제발제를 펼쳤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연습실 부재로 공연장 무대의 리허설 사용 등으로 인한 공연장 가동률도 저조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기획공연 및 대관공연 합계는 총 68일로 이는 1년 중 19%에 불과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지난해 극장가동률이 68%(218일)인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공연장 필수인 공연법 제2조에 따르면 기획 및 대관공연은 90일 이상 필요하다. 이에 박 극장장은 공격적인 대관 마케팅을 통해 좋은 공연을 유치하고 저조한 공연 횟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관심이 한국 문화 전반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발맞춰 네트워킹 및 협업 강화의 필요성도 나왔다.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엑스포 기능·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나아가 제작 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제고하기 위해 스튜디오, 수장 기능 등 내부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투자와 같은 선순환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은 대구콘서트하우스와 공동 협업을 통한 '클래식 축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2부 종합토론에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2부 종합토론에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끝으로 중앙정부의 문화 정책의 방점이 '지역균형 발전'에 맞춰져있는 시기를 활용해 보조비 증액 등에서 가능성을 찾자는 의견도 나왔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은 "유럽의 경우 국비 50%, 시비 50%까지의 국비 보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온전히 시 예산만으로 충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기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나아가야 길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21년간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세계로 한국 오페라를 알리는데 앞장서 왔지만 극장 운영에 있어 지방 재정의 한계를 체감한다. 한국 오페라의 지속적인 성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 지자체와 정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라며 "물적, 인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정 확보에 나서겠다. 모두가 뜻을 함께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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