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의 입지가 불안하다. 토트넘의 추락과 맞물려 손흥민의 부진이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이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2018-2019시즌엔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았다. 2021-2022시즌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등극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 아래 주장 완장을 찼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2021년 마지막 계약을 맺을 때 포함했던 1년 연장 옵션(추가 선택권)을 활성화하는 데 그쳤다. 손흥민의 몸값이 높고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여서 토트넘은 장기 계약 대신 단기 응급 조치를 택했다.

손흥민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처사였다. 클럽을 상징하는 존재이자 오랫동안 클럽에 충성심을 보여왔기에 더욱 그랬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마저도 빨리 발동하지 않으며 굼뜬 행보를 보이는 사이 갖가지 이적설이 흘러나와 손흥민을 흔들었다.
어쨌든 결론은 났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올해가 아니라 내년 여름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손흥민이 팀을 옮길 거란 말이 나오고 있다. 이적설이야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손흥민의 모습이 기대에 못 미쳐서다.
토트넘의 추락과 함께 주장이자 주득점원인 손흥민에 대한 불만도 더 커졌다. 여러 대회를 통틀어 17년 동안 '무관'인 토트넘은 리그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 최근 리그컵과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에서 탈락, 우승 기회 2개를 날려버렸다.

손흥민의 경기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크다. 10일(한국 시간) FA컵 32강전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1대2 패)에서 보여준 모습은 더욱 실망감을 안겼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기회를 놓친 것보다 슛을 때려야 할 상황에서 패스를 선택한 게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신감마저 잃었다는 얘기다.
손흥민을 방출, 팀 체질을 바꿀 거라는 소식도 나왔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11일 "토트넘은 손흥민을 떠나보내면서 팀 개편을 검토 중"이라며 "손흥민과 히샬리송, 티모 베르너를 내보내면 연봉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에게 팀이 부진한 책임을 모두 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팀에 헌신해온 손흥민으로선 억울할 수 있는 일. 이번 시즌 10골 8도움으로 기대엔 못 미치지만 손흥민보다 공격 포인트가 많은 선수는 데얀 쿨루셉스키(9골 10도움)뿐이다.
누구보다 빛났고, 한국 축구의 자랑이었던 손흥민이기에 이런 말이 오가는 게 더욱 안타깝다. 비난을 잠재우는 건 결국 경기력.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3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EPL 경기에서 '살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활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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