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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최재천 책 '양심' 소개, 尹 탄핵심판 가리킨듯 "민주주의 유린 책임 모면하려 거짓말 늘어놓는 비양심 극치"

한강 '소년이 온다'도 곁들여 소개하며 "양심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압도적인 국가 폭력과 불의에 맞설 수 있는 힘이었다"

문재인, 최재천, 한강, 윤석열. 연합뉴스
문재인, 최재천, 한강, 윤석열.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열흘 만에 SNS를 통한 책 추천에 나서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꼬집는 뉘앙스를 보였다.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저서 '양심'을 추천하면서 "비양심의 극치"라는 표현으로다.

그는 전날인 10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어 연일 비판에 나선 맥락도 감지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3시 20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300여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글로 새롭게 풀어낸 책"이라고 소개하면서 "이제는 진부해진 것 같았던 '양심'이란 말이 최근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찌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치 액자식 구성의 책 소개인듯 노벨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양심이라는 키워드의 연결고리 작품으로 언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하나는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이다. 소설 속 소년은 말한다.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그겁니다.' 양심은 16세 소년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압도적인 국가 폭력과 불의에 맞설 수 있는 힘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바로 지금 벌어진 또 한번의 거대한 국가 폭력과 불의"라고 계엄 사태를 짙게 가리켰다. 좀 더 정확히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 및 관련자들이 내놓고 있는 계엄 선포 이유와 당시 상황 관련 발언들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권력자들이 더 큰 권력을 움켜쥐고자 민주주의를 유린하고서도 그저 책임을 모면하려고 후안무치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비양심의 극치를 온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극적으로 교차하는 양심과 비양심이 우리에게 양심이란게 뭔지, 너는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양심이라는 키워드가 소재, 주제로 담긴 두 책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최재천
최재천 '양심', 한강 '소년이 온다' 책 표지. 매일신문DB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다시 최재천 교수의 책 '양심' 소개로 돌아가 "최재천 교수는 양심을 '차마… 어차피… 차라리…'라는 말로 표현한다.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어차피 먹을 욕이라면, 차라리 화끈하게 덮어써보자는 속셈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그가 동강댐 건설 반대, 호주제 폐지 운동, 4대강 사업 반대, 제돌이 야생방류 운동 등에 참여하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정부(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자신과의 인연도 있는 최재천 교수의 과거 이력을 곁들여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또 "그는 공평이 양심을 만날 때 비로소 공정이 된다고 말한다.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는 것은 공평이지만,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는 것"이라며 "최재천의 '양심'을 읽으며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양심을 함께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책 소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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