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머스크, 월권 논란에 정면돌파 "매일 항문검사 받는 듯"

트럼프 집무실서 공직활동 후 첫 언론 대면 "투명한 활동"
"제4부 관료주의 권력 줄여야, 정부 적자도 해소"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또는 조율거쳐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아들(엑시 애시 에이 트웰브)과 함께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옆에 두고 언론과 마주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아들(엑시 애시 에이 트웰브)과 함께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옆에 두고 언론과 마주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연합뉴스

"매일 항문검사를 받는 것과 같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신을 둘러싼 월권·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그가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적극 해명했다.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앉은 '결단의 책상' 옆에 서서 약 30분 동안 기자들에게 DOGE와 자신의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이례적으로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정부 내 DOGE와 자신의 역할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자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민주당의 거친 공세에 맞대응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DOGE 직원들은 여러 연방 기관에 파견돼 과도한 지출이 있는지 검토하고 해당 조직의 과감한 인력 감축을 모색해 왔다. DOGE 직원들이 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어 정부 지출 내용을 낱낱이 살펴보고, 인사관리처(OPM)의 연방 공무원 개인정보와 교육부의 학자금 지원 대상 학생·가족의 개인정보 등을 들여다보게 되자 이에 대한 월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소속 13개주 법무장관들은 DOGE 직원들의 연방 시스템 접근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은 DOGE 활동을 포함해 트럼프 정부의 불법 행위와 권력 남용을 목격할 경우 제보하라고 독려하는 사이트를 민주당 상원 홈페이지에 개설했다.

아울러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들이 연방 정부에서 거액의 계약을 수주한 가운데 머스크의 DOGE 활동이 이해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 소속 마크 포칸(워싱턴) 하원의원은 머스크 같은 특수직 공무원의 연방 정부 계약 수주를 금지하는 이른바 '일론 머스크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반발을 의식한 듯 머스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DOGE의 모든 행동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투명성이 신뢰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DOGE와 관련된 자신 및 직원들의 모든 활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나 조율 하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DOGE 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DOGE 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부 관료주의 권력 줄여야

머스크는 "우리는 선출되지 않고 위헌적인, (입법·행정·사법부에 이은 정부) 제4부인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DOGE가 주도하는 대규모 공무원 해고와 지출 감축 등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이들(관료 집단)은 선출된 국민의 대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정부와 사람들 사이에 상호작용이 없고 관료가 통치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에 사는 것이 아니라 관료주의 사회에 사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 적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5세 아들 '엑시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를 데리고 왔으며, 검은색 '마가'(MAGA·트럼프의 선거 구호) 모자를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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