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12일 폭설이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5일 만에 재차 찾아온 눈 소식에 산간지대나 이면도로 등 '안전사각지대' 주민들은 대구시의 소극 행정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12일 대구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10분을 기해 대구와 경북 구미, 영천, 경산 등 경북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갑작스런 폭설에 출근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출근길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8시 25분쯤 남구 상동교 인근 신천대로에서 직진 중이던 SUV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5중 추돌 사고가 발생, 한 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각 북구 복현오거리 공항교 인근에서도 화물차 4대 추돌사고가 발생해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이면도로나 경사가 가파른 주택가 골목길, 산간지역 등 제설 사각지대 역시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12일 오전 10시쯤 찾은 북구 복현동 대학가 인근 원룸촌 일대. 골목 사이로 건물이 밀집된 이 일대는 유독 경사가 가파르고 길목이 좁은 구간이 많았다. 이날도 길가 곳곳이 빙판길이 되면서 시민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잔뜩 움크린 채 종종걸음으로 발을 옮겼다.
이곳 일대에서 만난 배달기사 김모(26) 씨는 골목길을 지나다닐 때는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려 걸어다녔다. 김 씨는 "평소보다 할증 요금이 붙어 배달 콜을 받았는데 큰 도로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지만 골목가 쪽은 눈이 제대로 녹은 곳이 거의 없어 오토바이를 끌어야 한다"며 "밤새 기온이 떨어져 눈이 더 얼어붙으면 내일 하루는 일을 쉬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12일 방문한 대구 동구 팔공산 인근 신무동 마을. 한 주민이 길가에 눌어붙은 눈을 녹이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김유진 기자](https://www.imaeil.com/photos/2025/02/12/2025021216434711059_l.jpg)
제설 사각지대로 꼽히는 산간지역은 상황이 더 열악했다. 오전 11시쯤 방문한 팔공산 자락 동구 신무동 마을. 지난 7일 폭설 당시에도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이곳은 눈이 아예 치워지지 않은 채였다.
팔공산 일대 상인들의 피해도 적잖았다.
지윤환 동화마을시설지구 상가번영회 회장은 "팔공산은 상습 결빙구간인데 제설차는 팔공산 순환도로 쪽만 들어오고, 이면도로는 여전히 주민들이 직접 치우고 있다"며 "팔공 cc삼거리에서 케이블카 입구까지 약 1km구간 만이라도 도로에 열선을 깔아줬으면 좋겠다. 총 상가가 55곳인데 오늘도 눈 소식에 거이 절반 가까이 상가가 문을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무동 주민 오동팔(66) 씨는 "산간지역은 특히 그늘이 많아 제때 눈을 치우지 않으면 다 얼어서 며칠간 꼼짝도 못하고 집에 있어야한다. 구청 제설인력을 기다리지 않고 눈을 빨리 치울 수 있도록 소형 제설 장비가 마을 회관에 하루 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상기후가 이어지는 만큼 대구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시는 강설 소식에 이날 오전 7시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제설작업이 신천대로와 달구벌대로 등 주요 도로에만 집중되는 등 소극적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목원 대구시 자연재난과장은 "대형 제설차량은 진출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이나 이면도로의 제설 작업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소형 제설 장비를 늘릴 계획"이라며 "지역민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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