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뱅크(옛 대구은행)가 채권 부실화에 대비해 적립한 충당금 규모가 지난해 3천억원을 넘어섰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고 내·외수 경기가 나빠지면서 지역 경기가 악화한 여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iM뱅크의 충당금 전입액은 3천374억원, 총영업이익(1조5천722억원) 대비 비중은 21.5%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대 은행의 충당금 전입액 비중은 우리은행 9.5%, 국민은행 6.3%, 하나은행 4.7%, 신한은행 4.1% 순으로 나타났다.
충당금은 은행에서 내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등에 대비해 준비금 성격으로 적립해 두는 것으로, 회계상 이익이 감소하는 요인이 된다. 충당금 전입액이 많다는 건 그만큼 은행이 보유한 대출자산 가운데 부실 우려 대출이 많다는 의미다.
iM뱅크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으로 공급한 여신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지역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의 예금은행 원화대출금 연체율은 전국 평균(0.52%)을 상회하는 0.68%로,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iM뱅크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iM뱅크 원화대출금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iM뱅크 관계자는 "지역경기가 전국적인 수준으로 어려웠는데도 대출금리를 더 받거나 선제적으로 회수하지 않았고, 그런 점이 지표로 드러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실적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고객과 관계를 바탕으로 한 유연한 여신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이용객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관계금융'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여신에 대해서도 대출자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까지 고려해 관리하는 경향이 짙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iM뱅크 관계자는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며 "은행 실적의 경우 부동산 시장과 내수경기 회복 등과 함께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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