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이 '명태균 특검법'을 고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내란 극복이란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략(政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 관련 진상 파악에는 꽁무니를 뺀다. 더불어민주당은 직장 내 집단 괴롭힘 의혹이 있음에도 유족이 청문회를 원치 않는다고 거짓말까지 한다.
특검법의 골자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활용된 여론조사에 명 씨와 윤석열 대통령 내외 등이 개입했고 명 씨가 여론조사 무상 제공 대가로 총선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 수사다. 수사 중 인지 사건도 다루게 해 오세훈, 홍준표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의 실제 표적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되는 것이다.
범야권은 국회법이 규정한 20일의 숙려(熟慮) 기간을 생략한 채 발의 하루 만에 법사위에 특검법안을 상정했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로 "내란 극복을 위해 시급한 일"이라고 한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명 씨가 말한 내용이 실제 많은 파장을 일으켰고 정국에 미칠 영향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거들었으나 일방적 주장이다. 현재 법사위 구조상 범야권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시급한 일'이 된다.
'시급한 일'이 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전 조기 대선일 것이다. 명 씨를 증인으로 한 긴급 현안 질의도 19일로 예고됐다. 대통령 탄핵 분위기 고조 의도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반면 국회 환노위에서 있은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청문회 협의에 민주당은 부정적 의견을 내 무산시켰다고 한다. 민주당은 "유족 측이 청문회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지만 매일신문이 유족들에게 확인한 결과 유족들은 "민주당한테 연락받은 적조차 없다. 청문회 얘기는 처음 들어 본다"고 했다. '우리 편'인 MBC가 다치지 않도록 고인과 유족을 욕보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윤리적 타락을 여실히 보여 주는 추태(醜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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