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자신이 '체포 대상'으로 적혀 있었다는 보도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당혹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수거 대상 이준석입니다"라며 "개탄스럽고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한테 항상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바른 소리 했다는 이유로 이런 블랙 리스트까지 올라가야 했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날 MBC는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엔 '수거' 대상을 A부터 D까지 알파벳 등급으로 분류했는데 등급 'A'로 표기된 수거 대상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와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또 "'A'급 체포 대상에 유시민 작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여당 대표를 지낸 이 의원도 포함됐다"며 "'A급 수거 대상 처리 방안'이 담겨 있었는데 '이송 중 사고'라거나 '수용시설 폭파', '외부 침투 후 사살'처럼 살해를 암시하는 표현이 담겼다"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 측은 작성 경위와 내용을 묻는 질의에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약 70쪽 분량의 '노상원 수첩'에는 "500여명을 수집"해 "좌파놈들을 분쇄시키는 방안"이 담겼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수첩에는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조' 명단과 다수 겹치는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2023년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판사, 순직해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방송인 김제동,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이름 등을 비롯해 민주노총·전교조·민변 등의 단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수첩은 '수거 대상'을 A~D급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재명·조국·문재인·유시민·임종석·이준석 등이 A급으로 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첩에는 'A급 수거 대상 처리 방안'도 적혔는데, '연평도 이송' '섬으로 보내 배 침몰' '잠자리 폭발물' 'NLL 인근에서 북의 공격 유도'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첩 첫 장에는 '시기'를 '총선 전'과 '총선 후'로 구분하는 표현이 들어갔다. 작성 시점이 지난해 4월 총선 이전인 것으로 풀이된다. 계엄 후속 조치로 보이는 '헌법, 법 개정' 대목엔 '3선 집권 구상 방안'도 담겼다고 한다. "총선 뒤 입법을 해서 집행하는 건 쉽지 않다. 실행 뒤 싹을 제거해 근원을 없앤다"라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노 전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관여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설치를 추진하고, 선관위 점거와 직원 체포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기소 됐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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