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와 공장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실내공간 화재가 유독 많이 늘어난 탓이다. 14일 내부 공사 중 불이 난 부산 반얀트리 호텔처럼 실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344건으로 전년 동기(310건) 대비 11% 늘었다.
1년 새 화재건수가 두자릿수 증가한 것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공장시설, 숙박시설 등 이용자가 많은 실내공간에서 발생한 화재가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각종 집기와 생산설비가 불에 타는 경우가 늘면서 올 겨울 화재 한 건당 평균 재산피해는 2천630만원으로 지난해 겨울(1천65만원)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올 겨울 아파트 화재는 24건 발생해 11건에 그쳤던 지난해 겨울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공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도 12건에서 22건으로 83.3% 증가했다. 또 업무시설 화재가 1건에서 4건, 숙박시설이 1건에서 3건 등 이용자가 많은 공간 화재가 전체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겨울철 화재의 경우 야외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가 10%에 불과해 이전 2년 간 겨울철 화재 대비 비중이 특히 적었다. 지난해의 경우 야외에서 발생한 화재가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그 이전해는 15.9%였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실내 화재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대해 올해 한파와 잦은 눈‧비가 겹치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석완 대구한의대 소방안전환경학과 교수는 "화재 패턴은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 패턴이라 볼 수 있다. 겨울철 사람이 어디에서 많이 활동하느냐에 따라 해당 장소의 화재 발생 비중이 높아진다. 가정에서 많이 머물게 된다면 냉‧난방기를 비롯해 화재 발생 요인이 가정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겨울은 특히 경제 상황이 많이 나빠져 음식점이나 야외 공간에서의 활동은 적었을 것"이라고 했다.
겨울철 화재의 경우 유독가스 확산이 특히 빠른 만큼 공동주택이나 공장, 다중이용시설 화재가 늘어나는 상황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태헌 경북도립대 소방방재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더 빠르게 유독가스가 위로 올라간다. 실내가 훨씬 더 따뜻하다보니, 안에 있던 공기를 타고 유독가스가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부산 공사장 화재처럼 1층에서 화재가 나 옥상에 대피할 경우, 유독가스 탓에 옥상에서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겨울철 화재는 최대한 빨리 현장에서 벗어나고, 유독가스를 차단할 수 있는 설비가 건물마다 설치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소방법에 따라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다면 곧바로 설치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일반 이용객들 역시 유독가스 차단 시설이 있는지 위치는 어디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올 겨울 달라진 화재 양상을 분석한 뒤 대책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최근 3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실내 화재가 증가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왜 실내에서 화재가 더 자주 발생했는지는 사후 분석이 필요하다"며 "화재 원인과 양상 등을 세세하게 분석해 내년도 겨울철 화재 대비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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