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경북 의성 젊은이들이 모여 '일'을 냈다. 겁 없이 도전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종목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다.
이번 대회 남자 컬링 대표팀은 의성군청. 국내 남자 실업팀 중 막내로 2023년 3월 '의성군청'이란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의성군청은 지난해 6월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동계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의성군청은 2001~2003년생으로 구성된 팀. 이재범(스킵), 김효준(서드), 김은빈(세컨드), 표정민(리드), 김진훈(핍스)은 모두 '컬링의 고장' 경북 의성에서 나고 자랐다. 의성중학교 출신이란 것도 공통점. 같은 동네 출신인 데다 한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아 더 끈끈하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주먹을 맞부딪히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www.imaeil.com/photos/2025/02/15/2025021511514578988_l.jpg)
이들이 늘 함께했던 건 아니다. 김효준, 김은빈, 표정민, 김진훈은 의성고에 진학했지만 이재범이 서울체고로 가면서 잠시 떨어졌다. 하지만 경일대 컬링팀을 거쳐 의성군청에 모여 다시 호흡을 맞춰왔다. K팝 스타인 BTS(방탄소년단)처럼 최고가 되자는 의미에서 스스로 '의성 BTS'란 별명도 붙였다.
서로에게 워낙 익숙하다 보니 팀워크가 좋을 수밖에 없다. 김은빈은 "같은 지역에서 살아 우린 모두 어릴 때부터 봐온 형, 동생 사이"라며 "의성은 작은 동네다. 같은 곳에서 같이 살아온 사람들끼리 팀을 이뤄 경기를 하니 훨씬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단단한 조직력과 패기로 파란을 일으켰다. 막내 실업팀임에도 경북체육회와 강원도청, 서울시청 등 강자들을 물리치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우려는 적지 않았다.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없고 전술 등에서 미숙하다는 평가가 따랐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리나라 대표팀 김은빈(왼쪽)과 표정민이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https://www.imaeil.com/photos/2025/02/15/2025021511511996755_l.jpg)
하얼빈에서 의성군청은 보란듯이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탁월한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인 필리핀을 첫 판에서 꺾고 조별리그 4연승으로 질주했다. 2025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예선 5위에 그쳐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준결승에선 홍콩을 대파, 금메달에 한결 가까워졌다.
의성군청의 질주는 결승에서 멈췄다. 다시 만난 필리핀의 벽을 넘지 못했다. 14일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 귀화 선수로 구성된 필리핀에게 접전 끝에 3대5로 졌다. 그래도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의성군청은 3~4월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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