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도돌이표였다. 궁핍함에 발버둥치는 삶. 남들만큼 끼니 걱정 없이 살고 싶은 게 그리 큰 바람인 걸까. 쌀밥 한 번 먹지 못한 어린 시절을 지나 60대 후반이 돼서도 박태식(68·가명) 씨는 먹고살 걱정을 하고 있다.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로 몸과 마음은 엉망이 됐고, 나갈 돈은 많지만 수입은 전혀 없다. 잡생각이 자꾸 드니 약과 술로 하루를 지새울 뿐이다. 태식 씨는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처지가 안 좋으니 자꾸 숨게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열심히 살아보려 했지만…사업 실패와 보이스피싱 피해로 생활고
태식씨는 보육원에서 강냉이 죽을 먹으며 자랐다. 먹을 것은 항상 부족했고 쌀밥은 구경도 하지 못하고 컸다. 주린 배 외에도 어린 태식 씨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많았다. 단체생활이라는 이름 아래 저보다 작고 약한 아이를 괴롭히던 보육원 선배들은 툭하면 태식 씨를 때렸다. 태식 씨는 하루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얻어맞고 도망가고, 다시 붙잡혀 와서 두드려 맞고. 도돌이표였다. 결국 중학교 2학년 때 보육원에서 완전히 도망쳐 나온 태식 씨는 시내에서 구두 닦는 일을 했다. 당시에는 세끼 밥 먹여주고 잘 수 있게 해주면 어디든 가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심부름이든 일용직이든 시키는 일은 다 하며 살았다.
온갖 몸 쓰는 일은 다 하며 지내던 태식 씨는 20대 중반 기숙사가 있는 철공소에 들어가 10년 가까이 일했다. 그러다 30대 때 마음 맞는 여성과 함께 살며 아이를 낳아 길렀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가족도 뭣도 없는 남자가 못 미더웠던 것인지, 배우자의 집안에서 태식 씨를 지독하게 반대했다. 집안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2년 만에 헤어지게 된 태식 씨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렇게 태식 씨는 철공소를 그만두고 일용직에 뛰어들었다.
그런 생활을 50대까지 지속했다. 열심히 모은 돈에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합해 트럭 장사, 통닭집 장사를 했으나 사업은 번번이 실패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개업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장사는 안되고 월세는 자꾸 나가자 당장 돈이 급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태식 씨는 3년 전 보이스 피싱까지 당하게 됐다.
5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은행을 사칭하는 이들에게 인감과 통장을 맡겼던 태식 씨는 어느새 대포통장 제공자가 돼 있었다. 피싱범들에게 명의도용을 당해 피해 입은 금액은 천만원 가량, 태식 씨는 검찰에서 400만원의 벌금까지 맞게 됐다. 사업은 사업대로 부도가 나 전 재산을 잃었고 빚만 남았다. 태식 씨 생활은 엉망이 됐고, 그는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됐다.
◆그동안 기초생활 수급도 못 받아…병원비 절실
태식 씨는 수년째 관절염과 고혈압, 우울증을 앓고 있다. 바닥에 발을 디디면 통증이 일어 다리를 전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진통제 처방을 받으러 병원에 다니는데, 그 돈만 해도 매달 30만원은 족히 든다.
병원에서는 물리치료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태식 씨에게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벌이가 하나도 없다는 게 문제다.
부채로 인한 재산 압류로 오래된 차 처분도 마음껏 하지 못해 태식 씨는 그동안 기초생활 수급도 받지 못하며 지냈다. 금융권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등을 합하면 빚만 족히 8천만원에서 9천만원은 됐다. 버는 돈은 하나도 없이 빚만 한가득인데 매달 병원비나 공과금, 집세로 백만원 가까이 나간다. 그러다 보니 공과금이 밀리는 건 부지기수고, 매일 끼니를 라면 하나로 때우는 식이었다.
다행히 태식 씨는 지난주 폐차를 해주겠다는 폐차장을 찾아 차는 처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추후 기초생활 수급비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곰팡이 가득한 집에서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다. 방 안이 온통 곰팡이로 가득해 단열재와 스티로폼을 덧대 생활하는 태식 씨는 장마철이면 집에 물이 샌다고 말했다. 화장실 변기는 깨진 지 2년이 지났으나 집주인이 고쳐주지 않아 수돗물을 퍼부으며 지냈다.
태식 씨는 죽지는 못하겠고, 살아보자니 몸이 아프다고, 그래서 매일 멍하니 집에 틀어박혀 있다고 말했다. 한평생 죄 안 짓고 조용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이냐고, 한숨 가득히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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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아픈 몸으로 가족 부양하는 이선자 씨에 2,325만원 전달
당뇨 등 각종 질병을 앓으며 낙상 사고를 당해 척추가 내려앉은 남편을 포함한 네 가족을 부양하는 이선자 씨(매일신문 2월 4일 11면 보도)에게 2천325만4천142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안현숙 5만원 ▷재원수진 5만원 ▷곽병완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이창세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강명은 1만원 ▷황성광 1만원 ▷김진혹 5천원 ▷양태자 5천원 ▷김리나 1천원 ▷'이선자씨주세요' 1만원 ▷'청명(고나배정)' 1만원 ▷'모두행복건강재물' 5천원 ▷'돕자' 160원 ▷'잔액돕기나중에더' 1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사는 차연우 씨에 2,197만원 성금
남편의 의처증과 학대로 두 아이와 함께 보호시설을 떠돌다 친정으로 돌아와 이혼소송을 준비하며 불안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차연우 씨(매일신문 2월 11일 10면 보도)에게 44개 단체, 120명의 독자가 2천197만6천2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윤남귀)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 10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영신철물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시온작명연구소성병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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