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주에 가게를 내놨다. 5년 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해 창업했다는 그는 "대구의 집값이 계속 내려간 탓에 매물도 다시 들어가는 분위기이고 거래 자체가 거의 없다"며 "현상 유지도 쉽지 않아 사무실을 양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공인중개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라며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권리금 받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대구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한파를 겪으면서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무소가 늘고 있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대구의 집합건물,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의 거래회전율은 0.2을 기록했다. 거래 회전율은 월별 부동산 매매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유효한 부동산 수와 소유권 이전(매매)을 신청한 부동산 수를 비교해 산출된다. 거래 회전율이 0.2라면 유효 부동산 1만건 가운데 매매 거래는 20건 있었다는 뜻이다. 5년 전 2020년 1월 기록한 0.37과 비교하면 부동산 거래가 절반 가까이 준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부동산 거래 회전율은 0.15에 그쳤다. 2023년 1월(0.15) 이후 최저치다.
거래량이 감소하자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무소도 늘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의 중개사무소 매매(양도) 게시판에는 올해에만 20건에 가까운 대구 중개사무소 매물이 올라왔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023~2024년 폐업한 대구의 공인중개사무소는 1천464개로 호황기였던 2020~2021년 기록한 1천47개보다 약 40% 늘었다. 하루 평균 약 2.01개의 공인중개사무소가 폐업한 셈이다. 문을 잠그고 쉬는 '휴업'은 제외한 수치다.
공인중개사무소 수는 폐업이 많더라도 신규가 뒷받침되면서 일정한 수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신규 등록도 대폭 감소했다. 2020년 874건이던 대구의 신규 등록은 지난해 464건으로 5년 사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공인중개사는 11만1천878명으로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준호 대구시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서 요즘 공인중개사들에게 투잡, 쓰리잡은 기본이다. 이를 못 버티고 폐업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금리 완화와 과감하고 적극적인 비수도권 미분양 해소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연립·단독주택을 모두 포함한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대구가 -0.44%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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