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의사 80%가 화교 출신"이라는 주장이 돌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가짜 뉴스지만 이를 사실로 믿는 네티즌들은 의사들의 국적을 공개하라는 등의 주장까지 펴고 있다.
17일 매일신문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떠도는 주장 등을 종합해보면 "화교들은 대입 수시에서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의대에 쉽게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의대에 많이 진학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사들 중 화교 출신이 많고,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개혁과 계엄령을 내린 것도 화교들이 점령한 의료 카르텔을 깨기 위해 한 것이다"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주장의 근거로 각종 대학 외국인 특별전형 캡쳐본과 정부 조사 자료들이 동원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캡쳐된 경북대 외국인 특별전형 내용 일부를 보면 '입학정원 제한없는 정원외 모집' 전형에 '부모 모두가 화교인 화교학생'이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2025학년도 서울대 입시 요강에 있는 '지원자 및 부모 모두 외국국적 소지자' 또는 '아래 학력을 충족하는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또는 한국으로 귀화 허가를 받은 결혼이주민'이라는 문구를 예로 들며 "의사 화교설이 여기서 기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설하기도 했다.
또 2004년 한국화교경제인협회가 발표한 "회원들의 27.7%가 의약업 종사자"라는 통계자료를 두고 이를 2023년 법무부가 발표한 국내 화교 인구 수 65만명에 대입, 18만명이라는 수치를 도출했고, 이를 202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사,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전체 수 22만3천4명에 맞춰보니 80%라는 숫자가 나오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근거가 모두 빈약하다. 먼저 경북대 2025학년도, 2026학년도 외국인 특별전형에서는 '부모 모두가 화교인 화교학생'이라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서울대 입시 요강을 분석한 네티즌 또한 "투명하지 않은 수시 전형이 문제지 이 내용이 '의사 화교설'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의사 화교설' 주장의 근거로 든 정부 및 화교경제인협회 수치를 다시 한 번 보면 '의사'가 아닌 '의약업 종사자'라고 돼 있다. 화교경제인협회가 '의사'라고 직종을 못박지 않았기 때문에 27.7% 모두가 의사라고 볼 수 없고, 게다가 20년 전 자료라 2020년 복지부 자료, 2023년 법무부 자료에 대입한다고 해서 정확한 수치가 나오기 힘들다.
의료계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가짜 뉴스다.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처음 듣고 너무 당황했다"며 "도대체 어디서 이런 믿음과 주장이 나왔는 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의사들을 허탈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근거없이 나도는 주장에 대해 차라리 대한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의사 화교설'의 주장이 등장한 데에는 '자국민이 불리할 정도로 외국인을 우대한다'는 심리가 있을 수 있다"며 "의협 등 관련 단체가 차라리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해서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머지않아 찾아 뵙겠다" 한동훈 복귀설에… 與 "성급한 판단" 분란 조짐
[단독] 문형배 거짓 논란…헌재, 증인 질문지 선제출 압박했다
신지호 "한동훈, 달걀 세례 받더라도 당원과 진솔한 회한 나눌 것"
[지방대 위기극복 릴레이 기고]대구사이버대 이근용 총장…원격대학 차별, 시대적 역행
이재명 "트럼프 자국 우선주의, 이런 점 우리도 배워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