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문 안 닫은 곳 90%도 그냥 손해 보면서 억지로 장사하고 있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대구 동성로에서 35년간 임대업을 해온 A(64) 씨는 "카페 프랜차이즈 본점인데도 1년 반 만에 장사를 접고 나가는 사람도 봤다"며 "특히 카페나 술집은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써야 하는데 경쟁은 치열하고, 인건비는 비싸다. 임대료도 비싼데, 요즘은 금리까지 높으니까 대출금 갚으면 남는 게 없으니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금융기관에 빚을 진 자영업자 사업장 10개 중 1개는 문을 닫은 가운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카페나 술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신용데이터의 '2024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62만2천개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개인사업자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 가입 사업장 16만개를 표본 조사하고, 이후 소상공인 실태조사 등의 비중을 적용해 전체 개인사업자 현황을 추산한 결과다. 빚을 진 사업장의 86.7%(314만개)는 빚이 있어도 일단 정상 영업 중이지만, 13.3%(48만2천개)는 국세청 신고 기준으로 '폐업' 상태였다.
폐업 사업장의 평균 연체액은 568만원, 평균 대출 잔액은 6천18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716조원으로, 직전 3분기(712조원)보다 0.5%, 전년 4분기(700조원)보다 2.3% 각각 증가했다. 밀린 개인사업자 대출 원리금 규모는 모두 11조3천억원에 육박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나 1년 전과 비교해 각 2.3%, 52.7% 늘어난 수치다.
자영업자들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만큼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전체 소상공인 사업장 1개당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억7천882만원, 이익은 4천273만원으로 추계됐다.
업종 중에선 카페의 소비 위축 타격이 가장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4분기 외식업 가운데 카페 매출은 3분기보다 9.5%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1년 전보다도 1.3% 적었다. 패스트푸드와 술집 매출도 전 분기 대비 각각 1.8%, 1.7% 줄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경제 및 정치 상황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기호식품인 커피, 술 등부터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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