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단체 반발에 달성습지 교량공사 10일째 중단…장기화 우려

일각선 대구시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과정서 갈등현장 속출 우려
보행교 건설 위치 변경 요구에 대구시 "사업 상당 부분 진행돼 불가"

17일 오전 방문한 대구 달서구 파호동 달성습지 일대. 지역 환경단체가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해 포크레인이 작업을 중단하고 멈춰서있다. 김유진 기자
17일 오전 방문한 대구 달서구 파호동 달성습지 일대. 지역 환경단체가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해 포크레인이 작업을 중단하고 멈춰서있다. 김유진 기자

대구시가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달서구 달성습지와 디아크 홍보관을 잇는 다리 공사가 지역 환경단체 반발에 열흘째 중단됐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하천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잖아 이곳처럼 환경단체와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현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대위(이하 공대위)는 17일 달성습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물닭, 비오리, 큰기러기 등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는 달성습지에 교량을 설치하면 생태계가 교란될 수밖에 없다"며 대구시에 현재 지점보다 200m가량 떨어진 상류로 공사위치를 옮길 것을 촉구했다.

공사는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선도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모두 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길이 428m, 폭 5m의 관광 보행교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시는 보행교와 함께 전망대와 낙하 분수, 경관조명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달성습지에 관광보행교와 경관조명이 들어서면 달성습지를 찾는 멸종위기종과 야생동물들이 서식지를 잃게 된다는 입장이다. 공대위가 공사가 본격화한 지난 7일 현장 농성에 나서면서 공사가 완전히 멈춘 상태다.

정수근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대구시에 생태계를 최대한 보호하자는 취지로 보행교를 현재 위치에서 옮겨 설치하자는 제안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며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때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무기한으로 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환경단체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환경단체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하천공사는 처음이 아니다. 수성구 금호강 고모지구 보도교 공사도 환경단체의 환경파괴 우려에 2년이 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교각 수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팔현습지와 동촌유원지를 잇는 1.5km 교량형 보도교 공사도 지난해 생태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장재옥 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장은 "해당 사업은 환경분야 전문가 자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달성습지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해 6월말쯤 착공을 했고, 교량을 만드는 자재도 발주가 돼서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 현 상황에서 위치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며 "조만간 공대위 측과 만나서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방문한 대구 달서구 파호동 달성습지 일대.
17일 오전 방문한 대구 달서구 파호동 달성습지 일대.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대위'가 공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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