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공개 석상에서 부른 애국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애국가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 도지사의 애국가 제창이 고발 당할 위기에 놓이는 등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자, 이에 대한 반응으로 SNS에서 자발적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정치적 대응을 넘어, 젊은 세대 특유의 '밈(meme) 문화'와 결합하며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존 정치적 이슈와 달리 2030세대는 이 사안을 진지함보다는 유머와 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국가 챌린지는 정치적 의미를 떠나 놀이 문화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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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도지사의 '고음불가' 애국가, 온라인서 화제
이 도지사는 지난 8일 동대구역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직접 애국가를 불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점이 화제를 모았다. 첫 음을 높게 잡아 후반부로 갈수록 고음을 감당하지 못하는 창법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으며 '고음불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는 "이 정도면 락 발성이다", "마지막 소절에서 음이 너무 높아 따라 부를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2030세대는 이를 단순한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인터넷 밈으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패러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제 애국가도 난이도 별로 부를 수 있겠다", "이 정도면 성악 버전 애국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이를 유머 코드로 소화하고 있다.
◆2030세대, 애국가 챌린지로 놀이 문화 형성
이 도지사의 애국가가 논란이 되자, 이를 따라 하는 움직임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특히 '나도고발해주세요(애국가)'라는 이름의 SNS 계정이 개설되며 챌린지가 본격화됐다.
이 계정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시민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설된 지 며칠 만에 수천 개의 영상이 업로드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 같은 현상은 2030세대의 특유의 놀이 문화와 맞물려 빠르게 퍼졌다. 이들은 정치적 사안에도 기존의 딱딱한 방식이 아닌, 가벼운 콘텐츠 형태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에도 온라인에서는 특정한 영상을 패러디하거나 따라 하는 챌린지가 유행한 바 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애국가를 부르는 게 법적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황당하면서도 웃겼다"며 "이럴 때 가장 빠른 반응은 역시 '해버리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5)씨는 "원래도 챌린지 문화가 활발한 세대인데, 이번 건 정치적 의미가 강하기보다는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틱톡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 10대들도 참여
특히, 영상 중심 플랫폼인 틱톡에서 애국가 챌린지는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틱톡의 특성상 짧고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이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사는 고등학생 정모(17)군은 "틱톡에서 처음엔 장난으로 따라 했는데, 댓글을 보면서 이게 생각보다 의미가 있는 행동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며 "그냥 재미로 하는 것도 있지만, 일종의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국가를 부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노래방 반주에 맞춰 부르거나, 일부러 이 도지사의 창법을 흉내 내 고음으로 부르는 영상도 등장했다. 또, 일부 유저들은 다 함께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을 만들거나, 더 어려운 창법으로 도전하는 등 놀이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애국가 챌린지, 정치적 해석보다 자유 표현으로 받아들여
이 챌린지가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참가자들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과 연관 짓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히며, 오히려 애국가를 부르는 행위 자체를 자유 표현의 하나로 보고 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평소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지만, 애국가를 부르는 게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어떤 의도로든 애국가가 이슈가 됐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을 두고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정치 이슈를 엄숙하게 다루기보다는 유머와 놀이를 가미해 가볍게 소비하는 방식이 특징적이라는 것이다.
SNS 상에서도 "애국가를 부르는 게 정치적 논란이 될 거라면, 차라리 더 많이 부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으로 퍼지는 애국가 챌린지, 어디까지 확산될까?
현재 애국가 챌린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나도고발해주세요(애국가)' 계정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영상이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영상에는 학교 운동장, 지하철역, 길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 이 현상은 앞으로 얼마나 더 확산될지 주목된다. 한 참가자는 "정치적 의미를 떠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주도하는 이 챌린지가 단순한 밈으로 끝날지, 혹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움직임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젊은 세대가 정치적 이슈를 유머와 놀이 문화로 재해석하며 독특한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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