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 우크라 파병 할까?…휴전 협상 배제된 유럽의 속타는 고민

유럽 주요국들 우크라 파병안 두고 진지하게 고민
20만 병력이 있어야 러시아 침략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대통령궁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 간 비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대통령궁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 간 비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 간 비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 간 비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진 유럽이 우크라이나 파병안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종전되면 유럽이 직면할 러시아발 안보 위기에 미국 없이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 파병이 궁극적인 안전보장책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비공식 회동에서는 구체적이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파병안이 거론됐다. 이는 우크라이나전 종식 후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 유럽이 미국의 외면 속에 독자적으로 꺼내 들 수 있는 궁극적 안전보장책이다.

유럽연합(EU) 주요국들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을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그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럽의 안보위기로 규정해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이런 전략도 무용지물이 됐다. 친러시아 성향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사실상 양자담판을 예고했다. 그 과정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마저 협상에 목소리를 내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극도로 불리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파병안을 꺼내 들었다.

우크라이나가 최선으로 여기던 종전 후 안전보장책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이었다. 회원국 하나가 공격당하면 전체가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대응하는 나토의 집단방위 체제에 편입하면 러시아 재침공이 예방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집단방위 약속도 주저하고 있다.

◆미국 없이 유럽 안전 확보 어려워

평화유지군 파병을 두고 유럽 각국의 견해차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리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등 8개국은 유럽의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을 함께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 파병을 두고 영국, 프랑스, 스웨덴이 찬성하고 독일, 폴란드가 반대해 패가 갈렸다.

WSJ은 막후 논의에서 주둔군의 역할이 우크라이나군 훈련 정도로 제한되는 게 적절하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전했다. 유럽을 주도하는 독일과 프랑스 정세가 혼탁하다는 점도 파병안 논의가 차질을 빚는 원인으로 꼽힌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독일 사회민주당 정권은 23일 총선에서 퇴진이 유력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작년 7월 조기총선에서 참패해 레임덕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유럽군이 파병된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억제에 20만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럽국들의 저조한 병력 투자를 고려할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원하는 수치를 유럽이 맞춰낼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유럽 주요국 정상회의의 공감대는 종전 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전보장은 미국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의 안전보장이 러시아의 재침공을 효과적으로 막을 유일한 방안"이라며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국 정상들은 미국의 지원 수준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칙적 입장만 재확인한 채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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