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지역 대학 중 처음

평일 오후 집회에 재학생·시민 200여 명 몰려
탄핵 정당성 훼손 지적, 계엄 옹호
경북대 포함 계명대, 대구대 등 8개 대학 연합 시국선언

경북대 일부 재학생들이 18일 경북대 북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경북대 일부 재학생들이 18일 경북대 북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경북대학교에서 지역 대학가에서는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국선언이 열렸다.

경북대 재학‧졸업생들로 구성된 '탄핵을 반대하는 첨성인'들은 18일 오후 2시 경북대 북문에서 '경북대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시국선언 시작에 앞서 학생증을 인증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각자 '사기탄핵 기각하라', '청년들이 일어나라' 등의 구호가 담긴 피켓을 들었고, 이들 앞에는 '헌법재판소는 사기 탄핵을 각하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놓였다.

현장 발언이 이어지면서 학생들 외에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도 점차 모여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원은 200여 명이다.

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윤 대통령 탄핵 재판의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다른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지구과학교육과에 재학중인 배연우씨는 "대구경북의 선배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숨을 걸고 싸웠다. 오늘날 정의를 외치는 경북대 선배, 전한길 강사도 그러하다"며 "체제전쟁중인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경북대 학생인 우리도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주장도 나왔다.

영어영문학과 소속 조용균씨는 "나 또한 처음에는 계엄 선포가 미친 짓인줄 알았지만, 대통령 담화문을 읽고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반국가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대와 연세대, 한양대 등 수도권 대학가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이어졌지만 지역 대학가에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날 경북대가 처음이다. 지난해 말 경북대에서도 총학생회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대학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날 시국선언은 이례적이다.

주최 측은 "지난해 말 경북대 총학생회가 발표한 탄핵 찬성 입장 발표는 대표성을 가지지 못한 일방적 의견"이라며 "당시 학생총회는 정족수 2천명 중 750명만 참석해 개회조차 못했다. 이는 학생 사회 내에서도 탄핵 찬성 주장에 대한 동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시국선언을 마친 주최 측은 경북대 정문으로 이동해 오후 5시 시작된 '대구경북대학생 탄핵반대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연합 시국선언'에는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영남이공대 등 대구경북 지역 8개 대학 소속 학생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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