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非 이재명)계가 주도하는 '희망과 대안' 포럼이 출범한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개딸(개혁의딸)'로 일컬어지는 더불어민주당의 열혈 지지층 여러분에게 고맙다"면서도 "여러분이 쓰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고통을 낳고 있다"고 했다.
18일 김 전 총리는 경기도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모임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연대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통합과 공존의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열혈 지지층을 향해 "수박이란 단어는 민족사에서 희생과 상처, 피를 상징하는 단어다. 희생된 많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그 용어를 쓰지 않기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 전 총리가 말하는 '수박'이라는 단어는 겉과 속의 색이 다르다는 의미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에 반대하는 의원을 지칭할 때 사용했다. 다만 '수박'이 한국전쟁 전후로 이념 갈등에 사용된 용어인 만큼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출범식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의 불신을 받는 부분 중의 하나가 그런 폐쇄적이고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분위기라는 걸 여러분이나 저나 잘 알고 있다"며 "특히 그분들이 쓰시는 수박이라는 용어 자체가 예전에는 수박이라고 찍히면 대상자가 희생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역사의 아픈 비극인데 이분들이 그런 역사를 모르고 그 용어를 쓰는 것 같아서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그때의 그 아픔을 간직한 유족들이 많다. ('수박' 용어를 안 쓰는) 변화 자체가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길로 가려면 현재의 민주당만으로는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라며 "헌정질서를 수호한 여러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더 큰 연대의 정치를 펼칠 때만 그것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민주당을 넘어서는 큰 통합과 연대의 장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 출범식에는 비명계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전 의원,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참석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일정이 있어 영상 축사를 대신했다. 또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전혜숙·김철민·신동근·송갑석·윤영찬·기동민·박영순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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